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원천기술과 개발노하우를 가진 다른 바이오기업들과의 제휴·협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 있다. 일반적인 바이오·제약기업 협력모델을 벗어난 새로운 것으로 의미있는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바이오기업간의 상호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을 보유한 툴젠이다. 툴젠은 최근 신테카바이오·녹십자셀과 잇따라 사업제휴·공동개발 MOU를 체결했다.
국내 유전체 분석 및 빅데이터 기술을 갖고 있는 신테카바이오와는 개인유전체맵분석 기술을 응용해, 진단 이후 솔루션 확대를 위한 연구협약을 맺었다. 신테카바이오의 유전체 빅데이터로 희귀유전질환을 스크리닝하면 툴젠의 유전자 교정기술로 맞춤치료하는 단계까지 나아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툴젠과 녹십자셀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면역항암제 공동개발에 나선다. 툴젠이 보유한 유전자가위 기술과 녹십자셀이 가진 세포치료제 개발 노하우로 새로운 맞춤 항암제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면역억제에 관련하는 PD-1 발현 유전자를 T세포에서 제거해 더욱 강력한 항암기능을 가진 T세포 기반의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이 궁극적 목표다.
이러한 협력모델은 툴젠으로서는 의미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툴젠이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수익모델은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다"면서 "이러한 사업제휴는 결국 툴젠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효 지속성 의약품 개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펩트론도 지난달 당뇨망막증 신약 개발 회사인 아이진과 손잡았다. 아이진이 개발하는 신약 'EG-mirotin'을 약효 지속성 치료제로 공동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펩트론은 지난 2005년 대웅제약에 기술 이전해 1개월 지속성 전립선암 치료제 '루피어데포'를 개발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핵심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바이오리더스와 글로벌 임상개발·사업화 역량이 있는 브릿지바이오도 최근 3개의 자가면역치료제를 개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리더스는 원하는 표적단백질에 대한 항체 혹은 세포 면역을 유도할 수 있는 경구용 유산균 바이오신약개발 핵심 원천기술인 뮤코맥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바이오기업들은 국내 제약회사들과의 협력이 일반적이었다.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진 바이오기업과 자금에 여유가 있고 생산 판매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제약사가 협력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기업 규모와 사업분야가 다르다보니 윈윈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바이오기업간의 협력은 상호보완적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원천기술·플랫폼 기술과 신약 파이프라인·신약 개발 노하우의 협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기업들이 자체 기술에만 의지하지 않고 서로의 강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협력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협력이 활발해진다면 좋은 비지니스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