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하버바이오메드는 항체의약품 사업을 잘 아는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회사로 한올바이오파마가 전략적으로 선택한 파트너다. 두 군데 중국기업과 기술이전 논의가 오가던 중 하버바이오메드가 항체개발에 상당한 노하우를 가진 인물로 구성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파트너와 몇 군데 이야기 되고 있는데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 임상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이후 글로벌 기술이전 밸류에이션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12일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와 총 8100만달러(915억원)에 이르는 기술이전 계약 직후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기술이전 규모보다는 하버바이오메드가 한올의 파이프라인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에 더 주목했다. 그러면서 차분하게 다음 단계(글로벌 딜)를 위한 계획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하버바이오메드는 구성원, 과학기술자문단은 글로벌 수준에서도 최고의 항체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돼, 설립 당시 외신에서 큰 화제가 됐던 회사"라면서 "사노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서 항체개발을 했던 핵심인력이 주축이 돼 만들졌다"라고 소개했다.
창립맴버는 전세계적으로 30개의 약물의 임상개발을 경험했으며, 글로벌 시장에 시판된 10개 약물과 중국에 40개 신약이 나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회사는 설립과 동시에 미국 생명과학전문 투자기관인 어드밴텍캐피탈(Advantech Capital), 레전드케피탈(Legend Capital), 하버바이오메드설립팀(Harbour BioMed founding team)으로부터 총 50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본사는 상해로 현재는 케임브리지에 사업 기반을두고 있으며 네덜란드에는 항체 플랫폼 개발센터가 있으며 보스턴 지역에서 신약개발을 한다. 이전 캠브리지 하버항체(Harbour Antibody)와 유전자변형 마우스 플랫폼을 이용해 인간항체 만든는 네덜란드 회사를 인수한 바 있다.
박 대표는 "해외 임상에 들어가려는 파이프라인 라이선스 인해 중국시장을 겨냥한다"며 "내부적으로 면역항암제에 주력하는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업계에 따르면 하버바이오메드는 국내 항체회사의 파이프라인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회사 설립 후 가장 처음으로 인수한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한올바이오파마가 첫 케이스다"고 강조했다. 결국 글로벌 수준에 근접한 하버바이오메드가 한올바이오파마 파이프라인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은 향후 더 큰 시장을 타깃할 수 있다는 의미.
하버바이오메드와 인연을 맺은 계기에 대해 박 대표는 "올해 1월 JP모건에서 만난 이후 2월달에 비밀유지계약(CDA)을 맺으면서 기술이전 얘기가 진행됐다"며 "두 가지 신약을 패키지로 묶어 기술이전 한 것으로 이후 마일스톤 및 로얄티는 과제 별로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딜에서 신약물질의 과학적평가를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 하버바이오메드 과학기술자문단(Scientific Advisory Board)의 로버트 카멘(Robert Kamen)으로 알려져 있다. 로버트 카멘은 이전 에보트(Abbott) 바이오리서치 센터의 회장으로 글로벌 매출액 1위 의약품인 휴미라(아달리머맙)의 발굴부터 연구개발까지 총괄지휘한 인물이다.
이번 글로벌기술이전은 중국 지역에 국한돼 있다. 이번 라이선스 딜을 한 물질은 HL036, HL161다. 한올바이오파마가 자체적으로 임상진행을 하면서 신약후보물질의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표는 향후 임상개발 계획에 대해 "2주 전 미국에 HL036의 임상시험승인신청서(IND)를 제출했으며, 호주에서 진행하는 HL036의 경우 임상승인에 대한 절차가 차이가 있다"며 "현 상태로는 2개 파이프라인 모두 11월에 환자 투약이 가능하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L036은 주사제로만 사용되던 항 TNF-α 항체(anti-TNF-α antibody)를 국소적용(Topical administration)이 가능하도록 개량해 항 TNF-α 제품의 용도를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장할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한올바이오파마가 첫번째 적응증으로 선택한 것은 안구건조증으로 기존 TNF-α 항체인 인플리시맙(Infliximab)의 분자량은 149kDa인데 비해 HL036은 19kDa의 분자량을 가져 조직침투성을 높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HL161은 형질전환 모델(transgenic model)에서 발굴한 인간항체로 기존의 자가면역질환에 문제가 되는 자가항체(autoantibody)가 체내에 오래 유지되게 하는 FcRn 수용체를 억제, 세포 안으로 들어가 리소좀(lysosome)에서 분해되도록 유도하는 원리다. 대부분의 항체를 생산하는 B세포와 관련된 인자를 타깃하는 반면 FcRn을 타깃하는 신약은 아직 없기 때문에 '퍼스트인클라스(first-in-class)'로 평가받는 물질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신경이 손상되는 희귀질환인 시신경척수염을 먼저 겨냥하며, 이후 중증근무력증, 심상성천포창 등 다른 희귀성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글로벌 쪽에선 노블(novel)하고 first-in-class인 HL036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논의 중인 미국 개발전문회사가 있는데 천천히 기다리며 더 큰 계약을 성사시키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안구건조증은 2상 결과 보고 딜을 얘기하고 있어서 올해 11월에 들어가는 임상이 끝나면 얘기가 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