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HIV 치료를 위해 영국 생명공학회사인 이뮤노코어(Immunocore)에 최대 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뮤노코어(Immunocore)는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받은 투자로 결핵과 HIV 치료에 대한 면역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한다고 최근 밝혔다. 그동안 암 치료에 집중했던 이뮤노코어가 면역항암제 분야를 너머 감염성 질환까지 치료제 개발 범위를 확장하는데 의미가 크다.
영국 옥스퍼드 소재의 이뮤노코어는 수용성 T세포수용체(TCR, T cell receptor) 기반 플랫폼 기술인 ‘ImmTAC'으로 세포내 항원을 타깃하는 면역치료제 개발 회사다. 주로 흑색종, 폐암, 방광암, 두경부암 등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뮤노코어가 개발한 ImmTAC은 TCR 기반의 표적 시스템과 항-CD3 scFv가 융합된 구조로 종양 항원 친화력이 강화된 신개념 이중 표적 분자다. 분자의 한쪽 면은 암세포 HLA에 제시된 펩타이드 항원을 인식하고 동시에 항-CD3 scFv로는 T세포와 결합해 활성화된 T세포에 의해 암세포가 파괴된다. ImmTAC 분자가 암세포와 T세포 사이의 가교를 형성해 면역시냅스를 형성하는 것이다. 또한 이 분자는 HLA에 제시된 항원을 타깃하므로 표면항원을 타깃하는 항체, CAR-T 치료제와는 달리 세포 내 항원을 표적할 수 있어 치료제 개발 응용 범위가 넓다.
이 플랫폼 기술을 인정받아 이뮤노코어는 2015년 회사 설립 초기부터 3억 2000만달러(약 3600억원) 투자받았으며 아스트라제네카, 릴리, GSK, 제넨텍 등 글로벌 제약회사와 협력해 공동연구하고 있다.
이번 게이츠 재단 투자로 이뮤노코어는 결핵과 HIV 치료를 위한 파이프라인인 ‘ImmTAV’과 ‘ImmTAB' 개발 지원을 받는다. 이 분자는 한쪽으로 세포 표면에 제시된 결핵 및 HIV와 관련된 세포 내 항원을 인식하고 반대쪽은 TCR과 결합해 T세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감염된 세포를 살상하는 원리다. 지난해 이뮤노코어는 ImmTAV 분자가 HIV 감염된 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임상 데이터를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엘리엇 포스터(Eliot Forster) 이뮤노코어 대표는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결핵 및 HIV 퇴치를 위해 이뮤노코어 플랫폼 기술의 가능성을 인정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뮤노코어의 감염성 질환 부서의 부총괄자인 나미르 하센(Namir Hassan)은 “TCR 기반 치료법으로 감염성 질병을 해결할 수 있다”며 “이뮤노코어는 B형 간염, 결핵 및 HIV와 같은 질병에 대한 혁신적인 치료제를 개발해 전세계에 저렴한 의약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