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그림제공: 강스템바이오텍
강경선 서울대학교 연구팀과 강스템바이오텍 공동연구팀이 희귀유전질환 환자 피부 섬유아세포에서 신경줄기세포로 직접분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확립한 직접분화유도 기술을 통해 처음으로 환자 유래 유도신경줄기세포를 단기간에 확립한 것이다. 이 연구는 국제 저널인 ‘Oncotarget'에 게재됐다.
연구진이 직접분화유도(Direct Conversion) 기술을 통해 만든 환자 유래 유도신경줄기세포는 기존 환자의 유전질환적 특성을 그대로 재현해 발병기전 연구, 약물 스크리닝 등 환자 맞춤형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직접분화유도 기술은 말 그대로 체세포에 전사인자를 도입해 원하는 세포로 직접분화를 유도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체세포를 배아줄기세포와 동일한 단계로 되돌리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기술과 비슷해 보이지만 큰 차이점이 있다. 직접분화유도 기술은 배아단계의 만능형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환자에게 필요한 조직이나 장기세포로 직접 분화한다. 따라서 분화가 완료되지 않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몸속에 이식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종양(테라토마) 형성 위험성을 극복할 수 있다.
연구진은 “유도만능줄기세포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신경줄기세포로 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타깃 세포를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분화효율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연구는 직접분화유도 기술을 통해 ‘소아성 치매’라고 불리는 니만피크 C형 유전질환 환자의 피부섬유아세포에서 유도신경줄기세포(induced neural stem cells, iNSC)로 직접분화하는데 성공했다.
니만피크 C형질환(Niemann-Pick disease type C, NPC)은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는 니만피크C 단백질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콜레스테롤이 비정상적으로 신경세포에 축적되면서 신경세포가 사멸돼 기억·인지 장애, 치매증상 등 각종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소아 난치성 신경질환이다.
▲직접분화유도 기술을 통한 인간 유도신경줄기세포 확립 (그림제공: 강스템바이오텍)
연구진은 NPC 환자의 피부섬유아세포에 SOX2, HMGA2 2가지 전자인자를 도입해 4일후 신경줄기세포분화배지로 교체해 10~17일 내 신경줄기세포 콜로니가 형성된 것을 관찰했다. 이는 신경줄기세포 마커인 PAX6, NESTIN 발현양상을 통해 확인했다. NPC 환자 유래 피부섬유아세포에서 안정적인 유도신경줄기세포(iNSC) 제작법을 확립한 것이다.
NPC 환자 유래 유도신경줄기세포(NPC-iNSC)는 환자의 질환 특이적인 형질도 그대로 재현했다. 연구진은 NPC 환자에서 관찰되는 것처럼 NPC-iNSC에서도 콜레스테롤 침착이 증가되고 자가재생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관찰했다.
NPC-iNSC에서 약물에 대한 효능도 관찰했다. 콜레스테롤 축적을 억제한다고 알려진 히스톤아세틸화 효소 억제제 중 하나인 발프로산(valproic acid)을 NPC-iNSC에 처리했을 때 콜레스테롤 침착 감소와 신경세포의 자가재생능이 다시 증가되는 것을 확인했다. 즉 환자 유래 유도신경줄기세포가 환자의 섬유아세포에서 관찰되는 것처럼 질병 특이적인 형질이 그대로 재현되고 이런 증상이 약물 투여를 통해 완화된 것을 증명한 셈이다.
강스템바이오텍 측은 “NPC-iNSC를 이용한 병태생리학적 기전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확립된 환자 유래 유도신경줄기세포가 신약개발을 위한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 구축에 이용될 수 있고 약물 처치후 질환 특징적 형질이 어떤 기전을 통해 회복되는지 치료기전 규명도 가능할 것이다”면서 “앞으로 니만피크 질환을 포함해 다양한 신경계질환 세포치료제 기술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경재생과 같은 치료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