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치료 바이오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올해 2건의 임상3상시험에 착수한다. 지난해 말 시작한 임상3상시험과 함께 다양한 임상적 근거를 마련, 2021년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7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사노피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시판허가 로드맵을 밝혔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GLP-1 계열의 당뇨치료제다. 매일 맞던 주사를 주 1회에서 최장 월 1회까지 연장한 바이오신약이다. 한미약품 기반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약물이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반감기를 늘려주는 플랫폼 기술로 투여 횟수 및 투여량을 감소시켜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개선하는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2상시험을 마치고 사노피에 기술이전했고, 2년 만인 지난해 말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3상시험에 돌입했다. 400명의 제2형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주 1회 투여한 이후 30주 집중치료와 26주간 확장치료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연구다.
여기에 사노피는 올해 4분기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추가 임상3상시험 2건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중 하나는 에페글레나타이드와 기저 인슐린의 병용요법 연구다. 두 기전의 조합은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와 함께, 인슐린의 단점으로 꼽히는 저혈당과 체중증가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 당뇨 치료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또 다른 임상 3상은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제2형 당뇨병 치료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경구용 치료제 메트포르민(metformin) 병용 요법을 경쟁약물인 트루리시티(성분 dulaglutide)와 비교하는 임상 연구다.
사노피는 총 3건의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3상 결과를 토대로 2021년 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기 위한 다양한 임상이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라며 “2021년 FDA 시판허가 신청을 계획대로 진행하기 위해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에페글레나타이드와 함께 사노피에 기술이전했던 지속형인슐린콤보는 한미약품이 올해 상반기 중 임상1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와 총 39억 유로(약 4조9000억원) 규모의 퀀텀프로젝트(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지속형인슐린콤보)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16년 12월 한미약품은 사노피와 계약 내용을 일부 변경하는 수정 계약을 맺었다. 사노피는 3종의 기술이전 제품 중 지속형인슐린 개발을 중단하고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글로벌 개발 비용의 25%를 부담키로 했다. 지속형인슐린콤보는 일정 기간 한미약품의 책임으로 개발한 이후 사노피가 인수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한미약품의 지속형인슐린콤보가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진입하면 사노피의 재인수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속형인슐린콤보의 임상1상 도중에 사노피에 인수되거나 임상1상시험 완료 이후 인수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