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엑소반트 사이언스(Axovant Sciences)가 루이소체 치매(Lewy body dementia, LBD)를 앓고 있는 환자 34명의 렘수면 행동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 RBD) 치료 후보물질로 네로탄세린(nelotanserin)을 적용한 임상 2상에서 1차 종결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고, 엑소반트의 주가는 월요일 시장 전 거래에서 27.49% 하락했다.
네로탄세린은 정신병의 근본적인 병태 생리학에 기초한 세로토닌 2A 수용체[Serotonin (5-HT) receptor 2A subtype, 5-HT2A]의 선택적 역작용제다. 5-HT2A 수용체는 수면 유지 불면증(sleep maintenance insomnia)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네로탄세린은 아레나 파마슈티컬스(Arena Pharmaceuticals)가 개발한 저분자 화합물이다. 아레나 파마슈티컬스는 건강한 성인 지원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마쳤지만, 불면증을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2015년 5월, 엑소반트가 아레나로부터 네로탄세린의 개발 및 상용화 권리를 독점적으로 인수했다. 당시 계약서에 따르면 엑소반트는 계약금으로 400만달러, 허가, 개발에 대한 마일스톤으로 4150만달러를 아레나에 전달하기로 했다. 엑소반트는 900여 명이 넘는 다수의 임상시험에 적용된 네로탄세린의 가능성을 보고 치매나 기타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행동 및 신경정신학 장애 치료를 위한 추가 임상을 계획했다.
엑소반트는 올해 1월, 환시(visual hallucination)를 동반한 루이소체 치매 및 파킨슨병 치매(Parkinson’s disease dementia, PDD) 환자에게 네로탄세린을 적용한 파일럿 임상 2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해 1차 종결점을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네로탄세린의 치료 효과를 관찰하기 위해 모든 환자(n=27)를 대상으로 한 ITT(intent to treat) 분석에서 파킨슨병 환자의 주요 증상 평가지표 중 운동기능을 평가하는 UPDRS III(Unified Parkinson 's Disease Rating Scale III)가 위약대비 3.12점 개선(p=0.075, unadjusted)돼 긍정적인 경향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루이소체 치매 환자(n=19)를 대상으로 했을 때는 UPDRS III 지표가 4점까지 향상(p=0.041, unadjusted)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한 엑소반트의 임상 2상(NCT02708186)은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 제5판(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th Edition, DSM-5)에 따라 루이소체 치매나 파킨슨병 치매를 진단받은 50세 이상의 환자 중 렘수면 행동장애를 보이는 환자 34명을 대상으로 수행됐다. 임상 환자는 1:1 무작위적으로 나뉘어 28일간 1일 1회 경구용 네로탄세린 20mg이나 위약을 복용했다.
엑소반트는 임상의 1차 종결점으로 기준치로부터 28일간 약 복용을 종료한 시점까지 렘수면 행동장애의 빈도 변화를 확인했다. 네로탄세린은 잘 통제되었지만, 렘수면 행동장애 빈도 감소는 확인되지 않아 1차 종결점을 충족하지 못했다.
2차 종결점으로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PSG) 등을 통해 기준치로부터 28일간 약 복용을 종료한 시점까지 심각한 렘수면 행동장애의 비율 변화를 확인했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의 주요 증상 평가지표 중 운동 기능을 평가하는 UPDRS Ⅱ, Ⅲ로 추체외로 신호(Extrapyramidal sign)를 평가했다. 그 결과, 네로탄세린의 작용기전과 치료 효능의 조짐은 확인했지만, 불면증을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전 임상과 같이 종결점을 충족하지는 못했다.
엑소반트의 대표 Pavan Cheruvu 박사는 “네로탄세린의 효능을 확인하는 2차 종결점으로 생물학적 활성을 확인했지만 엑소반트는 저분자 화합물을 적용한 임상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유전자 치료에 집중할 것”이라며, “임상에 참여해준 환자와 기관에 감사하고, 2019년 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엑소반트는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로 ‘AXO-Lenti-PD’를 기술이전 해온 올해 6월 이래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제조, 상용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AXO-Lenti-PD는 뇌에서 도파민 합성에 필요한 효소를 암호화하는 3개의 유전자를 렌티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in vivo로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AXO-Lenti-PD를 적용한 임상 2상(SUNRISE-PD)이 진행 중이며, 2019년 3월에 결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엑소반트는 안구인두 근이영양증(Oculopharyngeal muscular dystrophy , OPMD)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치료제 ‘AXO-AAV-OPMD’도 개발 중이며, 2019년 하반기에 첫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