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셀트리온이 '인간상피세포성인자수용체2(HER-2)' 표적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의 영역을 바이오시밀러에서 ADC신약까지 확장한다. 특히 HER-2 발현율이 낮은 환자군까지 치료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통해 선발주자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캐나다 아이프로젠 바이오텍(iProgen biotech)과 유방암, 위암 치료제인 트라스트주맙(Trastuzumab), 혈액암 치료제 리툭시맙(Rituximab)을 비롯해 다양한 타깃의 ADC 신약에 대한 공동개발계약(Development Partnership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ADC(항체-약물접합)는 항암효과가 뛰어난 항암약물을 타깃 치료제인 항체의약품과 접합해 강력한 효능의 항암약물이 암세포에만 작용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계약에 따라 아이프로젠에 4종의 ADC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물질(셀트리온이 선택한 HER2, CD20 항체와 아이프로젠이 선택할 두 개의 항체)을 제공하고 pre-IND(임상 전 규제기관 사전 미팅)와 임상 1상에 필요한 CMC(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 제품제조품질관리) 활동을 지원한다.
아이프로젠은 제공받은 임상 물질로 임상 1상을 진행하게 되는데 셀트리온은 1상 이후 ADC 신약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인(License-in) 우선 협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아이프로젠이 보유한 ADC 기술인 ADED플랫폼은 항체-약물을 암세포로 전달하는 효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antibody delivery enhancement, 항체 전달 향상), 내재화(internalization, 복합체 세포침투)가 잘 되지 않는 세포의 수용체(receptor)의 내재화를 증가시켜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HER-2 발현율이 높은 양성 유방암 환자뿐만 아니라, HER-2 발현율이 낮은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도 항암 치료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HER-2뿐만 아니라 여타 종양특이항원(Tumor Antigen)을 타겟하는 항체에도 응용 가능해 확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HER2 타깃 관련 유방암 치료제로는 트라스투주맙이 성분인 셀트리온의 허쥬마(Herzuma)를 비롯해 제넨테크(Genentech)의 허셉틴(Herceptin)과 퍼투주맙(Pertuzumab) 성분인 제넨테크의 퍼제타(Perjeta) 등이 있으며, ADC 형태로는 제넨테크의 캐싸일라(Kadcyla, Trastuzumab emtansine)가 글로벌에서 판매되고 있다.
차세대 HER2 치료제로는 일본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가 ADC 항체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HER-2 발현율이 높은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HER-2 발현율이 낮은 유방암 환자를 타겟해 치료하는 항체 의약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HER-2 발현율이 낮은 양성 유방암 환자는 발현율이 높은 환자군에 비해 그 비율이 3배 정도 높기 때문에 향후 30조원을 넘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임상 개발에 따라 HER2 를 발현하는 다른 방광암, 폐암, 위암, 대장암 등으로도 타겟군이 확장될 가능성이 있어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차세대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당사 주요 항체의약품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바이오베터 및 신약 개발 관련 원천기술 발굴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비롯한 차세대 파이프라인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지난달에도 비후성심근증(HCM, Hypertrophic Cardiomyopathy) 신약으로 개발중인 CT-G20의 일본 독점 판권계약을 일본의 한 제약기업과 총 2500만달러(약 280억원) 규모로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