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건희 박사(Janssen R&D 소속)
재미한인제약인협회(Korean American Society in Biotech and Pharmaceuticals, 이하 KASBP)가 주최하고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이 공동으로 후원하는 '2021년 KASBP 봄 심포지엄'이 지난 6월3~5일(미동부시간) 사흘에 걸쳐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협회의 설립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행사로 초창기 회장단과 임원들, 그리고 설립과 운영에 기여했던 많은 후원사들이 축하하는 가운데 치러졌다. 올해에는 ‘데이타 과학 기반의 신약개발(Data science-driven drug discovery)’이라는 참신한 주제가 많은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BT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제약산업이 어떻게 첨단 IT기술을 도입하여 디지털화되었고 컴퓨터 모델링,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에 의해 전에 없던 결과들이 도출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심포지엄 개회
행사는 심포지엄의 총괄 진행을 담당한 애브비(Abbvie)의 정승원 KASBP 부회장이 진행했다. 현 KASBP 회장인 노바티스의 박수희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돼 원회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박민수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초창기 KASBP 설립과 지원에 큰 기여를 했던 이종욱 우정바이오 회장, KASBP의 초대 회장이었던 이노큐어의 배진건 박사, 그리고 8대 및 9대 회장이었던 한용해 HLB생명과학 대표의 축사도 이어졌다. 20주년 기념행사로는 먼저 감사패 증정이 있었는데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이종욱 우정바이오 회장에게 전달되었다. 다음 행사로 KASBP 회원들의 합창 공연과 협회의 20년 발자취를 조망할 수 있는 동영상이 상영되었다. 20년전 미국 뉴저지에서 시작되었던 조그만 모임이 오늘날 미국과 한국에 흩어져 있는 2000여명의 회원들이 이끌어가는 유력한 바이오제약단체로 성장할수 있었던 과정과 역사를 볼 수 있었다.
20주년 축하 순서에 이어 최근까지 국가 항암신약개발사업단장을 이끌었던 박영환 박사의 ‘항암제 연구개발의 미래’라는 주제의 기조발표가 이어졌다. 기조발표의 진행과 박영환 박사의 약력소개는 KASBP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제넨텍(Genentech)의 임한조 박사가 담당했다. 박영환 박사는 KASBP의 창립멤버로서 지난 2004년에서 2006년간 KASBP의 2대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발표에서 표적항암제 연구 중 KRAS와 같은 undruggable 타깃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며 그와 더불어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PROTAC 등의 분야에서 저분자 항암제 연구개발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사이언티픽 세션(scientific session)
둘째날에 있었던 첫번째 사이언티픽 세션A는 KASBP 뉴저지지부의 회장을 맡고 있는 GNT Pharma의 박은찬 박사가 진행했다. 연사는 한국 판교R&D센터에 위치한 NetTarget에 재직중인 신재홍 박사로 시스템즈 생물학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연결한 초기 신약타깃 도출에 대한 전략을 소개했다. 신재홍 박사에 이어 두번째 연사였던 라지오테라퓨틱스의 조선환 박사는 SILC이라는 시뮬레이션 기술로 작용기에 부착 패턴의 특성화를 연구하여 초기 후보물질을 선별하는 방법을 발표했는데 시각적 애니메이션을 곁들인 흥미로운 발표였다.
셋째날에 있었던 사이언티픽 세션B의 모더레이터는 KASBP 일리노이지부장인 아스텔라스(Astellas)의 이용익 박사가 맡았다. 연사로 발표한 다케다(Takeda)의 조혜림 박사는 항체 등의 고분자의약품의 면역반응(immunogenicity)을 인실리코(in silico) 모델링을 통해 예측하는 방법과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정승욱박사는 시스템즈 독성학이라는 개념을 통해 어떻게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독성, 부작용, 안전성을 예측할 수 있을지 그 전략에 대해 논했다.
마지막 사이언티픽 세션C는 샌프란시스코지부장이며 에이비엘바이오(ABL Bio)에 재직중인 김세현 박사가 좌장을 맡았다. 보스턴에 위치한 노바티스의 김재연 박사가 항암제 임상개발에서 최대 허용용량 및 단계적 용량확대 전략에 통계적인 모델링을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박재홍 박사는 면역항암제 개발에 있어서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 특별히 임상 데이터 세트를 디지털화해 프로파일링하는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전체 세션의 연구발표 제목과 연사는 다음과 같다. ▲Computational approaches for early phase drug discovery research in the age of AI : 신재홍 박사(NetTargets) ▲Site identification by ligand competitive saturation (SILCS) in ligand optimization and fragment-based drug discovery: 조선환 박사(Rasio Therapeutics/SilcsBio) ▲Immunogenicity of biotherapeutic products: Preclinical assessment and mitigation: 조혜림 박사(Takeda) ▲An introduction to in-silico toxicology: 정승욱 박사(Boehringer Ingelheim) ▲Model guided dose escalation in oncology Phase 1 trial – using the right tool for the job: 김재연 박사(Novartis) ▲Digital strategies for translational development in oncology: 박재홍 박사(Boehringer Ingelheim).
인공지능 컨벤션, 네트워킹 세션
둘째날에는 'KASBP Convention: AI for drug discovery'라는 제목으로 비교적 새로운 방식의 패널토론이 있었다. 이 행사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Takeda에 재직중인 신현진 박사가 진행과 사회를 맡고 다섯 명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패널이 주어진 질문에 대해 답하며 서로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패널에는 스탠다임의 한대희 박사, KAIST교수이며 HITS의 대표인 김우연 교수, 신테카바이오의 양현진 박사, 네바다대학의 강민곤 교수 그리고 파로스아이바이오의 남기엽 박사가 참여했다. 패널들은 최근 신약개발에 대한 인공지능의 기여, 머신러닝을 활용할 수 있을만한 충분한 양의 양질 데이터의 효과적인 발굴을 위한 전략,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개발에 있어서의 여러 도전 등의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모든 패널이 공감한 부분은 인공지능을 신약개발에 적용하는 문제가 난제이긴 하나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점, 인공지능의 효과를 판별할 때 좀더 구체적이며 세분화된 목표와 판단기준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단순히 주어진 데이터 외에도 이미 알려져있는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족한 데이터를 보완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었다. 세련된 진행과 패널들의 솔직담백한 의견 덕에 많은 참석자들이 끝까지 남아 큰 관심을 보였던 각별한 시간이었다.
셋째날의 네트워킹 행사는 FDA에 재직중인 황성용 박사의 기획하에 예년과는 다른 형태로 진행됐다. 미주지역을 서부, 중부, 동부 세지역 나누어서 각 지역에서 제약 전문가들을 패널로 모아 그들의 커리어상의 경험을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듣고 배우는 자리였다. 학생들과 산업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연구원들이 다수 참가했으며 산업계 취업과정과 커리어 개발에 도움이 되는 자리였다.
장학금 수여식과 후원사 발표
첫날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는 카이메라 테라퓨틱스(Kymera therapeutics)의 조학렬 박사가 사회를 보았다. 총 12명의 박사후 연구원들과 박사과정의 학생들이 KASBP-유한(3명), KASBP-한미(3명), 그밖의 펠로우십(6명)을 받았다. 장학금 수상자들은 본인들의 연구를 압축해 발표하는 기회도 가졌다. 온라인 심포지엄이었던 관계로 버추얼 심포지엄 행사장(Whova)에 poster를 게시하여 방문자들을 맞기도 했다.
펠로우십(fellowship) 수상자의 명단과 소속은 다음과 같다. △KASBP-유한 펠로우십: Sekyu Choi Harvard University, Sungyun Cho Weill Cornell Medical College, Dongheon Lee Duke University △KASBP-한미 펠로우십: Taekyoung Kwak The Wistar Institute, Woori Kim Harvard Medical School, Tae-Yoon Park McLean Hospital △KASBP-Dong-A ST 펠로우십: Min Jae Lee Yale University △KASBP-엔지켐 펠로우십: Jinwoo Kim Stony Brook University △KASBP-삼양 펠로우십: Kyongman An Johns Hopkins University △KASBP-SK Biopharm Fellowship: Sung-Hee Yoon Harvard Medical School △KASBP-앱티스 펠로우십: Yunju Yang Univ of Texas Health Science Center △KASBP-유틸렉스 펠로우십: Yun Hwa Choi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지난 20년간 꾸준한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후원사들의 참여도 이번 심포지엄에 돋보였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동아ST, 엔지켐, 삼양홀딩스, 앱티스, KUSCO 등에서 각사의 연구개발 상황을 제한된 시간이었지만 세세하게 발표했다. 매회 심포지엄전 진행되었던 채용박람회도 Ingenia Therapeutics 추민경 박사의 총괄진행에 따라 진행됐다.
결언
지난 20년간 KASBP을 발전시켜온 원동력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과거 및 현 임원진의 놀라운 헌신이다. 협회 사무실이나 전업 스텝 한명없이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KASBP를 위해 봉사해온 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신이 몸을 담고 있는 미국 제약회사에서의 생업을 잠시 뒤로하고 아무런 대가도 없이 심포지엄의 기획과 진행을 위해 개인 휴가를 내면서까지 봉사해왔다. 두번째 원동력은 꾸준하고 정성어린 지원을 해온 후원사들의 후원이다. 이들 후원사의 후원없이 지난 20년간 매년 2회의 심포지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초기부터 후원을 약속했던 제약업계의 리더들의 지원에 대한 결의는 수준높은 심포지엄을 개최하고자 하는 KASBP 임원들에게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20년이 지난 오늘날 돌이켜보면 KASBP는 한국 제약사들에게 신약개발에 대한 지식습득, 미국현지 진출 등에 도움을 제공했을뿐 아니라 많은 우수 인력들이 한국 제약업계로 다시 흡수될 수 있는 ‘통로’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미국내 한국계 제약인력의 수준이 한층 높아져 바이오텍의 CEO부터 빅파마의 경영진까지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다. 지금까지 진행되어 왔듯이 앞으로도 이들 우수인력들이 한국과 미국의 바이오제약산업의 성장을 위해 다방면으로 계속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