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은진 기자
국내 바이오벤처 바이오리더스에 2016년은 잊지 못할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바이오리더스가 신약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한다면 올해는 그 도약의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지난 7월 코스닥 시장에 발을 디뎠다. 일반 공모 경쟁률 1223대 1이라는 대흥행으로 상장에 성공한 바이오리더스는 연구개발 및 인력확보를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
이뿐 아니라 자궁경부상피이형증치료제 임상 2b상 종료, 제일약품과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공동 개발 협약, 브릿지바이오와 3개 신약 표적 후보군에 대한 공동연구개발 계약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1999년 설립 이후 16년간 갈고 닦아온 경구용 유산균 바이오신약개발 핵심 원천기술인 '뮤코맥스(MucoMaxTM)'가 드디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결과다.
성문희 바이오리더스 대표는 "바이오리더스의 핵심 원천기술로 차세대 면역치료제 시장을 선도하겠다"면서 "생명존중과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바이오신약 개발전문기업을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먹는 면역치료제 핵심기술 '뮤코맥스'
바이오리더스는 유산균을 활용해 자궁경부질환의 치료 및 백신을 개발한다. 원하는 표적단백질에 대한 항체 혹은 세포 면역을 유도할 수 있는 뮤코맥스를 통해서다.
먼저 바이오리더스가 발효식품에서 생성되는 유산균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산균은 안전하고 간편한 경구용 투여가 가능하며 장내 흡수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장점막면역을 활성화하기에도 유산균이 적합하다.
뮤코맥스는 유산균 균체 표면에 돌출된 앵커(pgsA)에 질환별 특이적 단백질 및 펩타이드를 부착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유산균 앵커에서 발현되는 항원을 얼마든지 다양한 질환의 유전자로 교체할 수 있다. 유산균과 특정항원을 유전자 재조합한 유산균의 앵커에서 질환 특이적 항원이 발현되면 인체 내 면역체계는 항원을 인식해 해당 질환에 대한 면역반응을 활성화한다.
김광 바이오리더스 연구소장은 “뮤코맥스는 균수가 아닌 디스플레이 단백질의 양을 최적화시켜 사균화된 (변형된)유산균을 동결건조시켜 코팅된 캡슐에 넣는 치료제다. 따라서 유산균의 개체 수보다 앵커에서 발현되는 항원의 종류와 양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유전자 재조합을 거친 유산균을 사균형태로 캡슐에 넣어 체내로 들여보내면 장점막면역기전을 자극한다.
대부분 감염은 점막을 통해 일어나기 때문에 장점막면역이 중요하다. 장 상피에서 풍선처럼 부풀어있는 파이어판은 림프 소절의 집합체로서 자극을 받으면 파이어판 표면에 있는 M세포를 통해 장 점막 안에 있는 항원제시세포와 림프구에 항원 정보 전달을 거쳐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장 표면에는 M세포만 통과할 수 있는 입구가 있어 면역학적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만 감염물질 또한 들여보낼 수 있다. 바이오리더스의 경구용 유산균 치료제는 M세포를 통해 점막 안으로 진입해 면역기능을 자극시키기 때문에 자연계 면역을 작동시키는 방식을 이용한다.
성 대표는 “유산균 디스플레이 플랫폼 기술은 앵커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원하는 단백질의 유전자를 앵커에 부착하면 얼마든지 다른 치료제로도 적용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뮤코맥스 플랫폼 기술로 자궁경부전암·근디스트로피 치료제 개발
현재 바이오리더스가 유산균을 이용해 개발 중인 대표적인 치료제는 자궁경부전암과 자궁경부상피이형성증다. 경구용 치료제에 의한 장점막면역으로 신체능동면역기능을 향상해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기 전단계에서 조기치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바이오리더스는 먼저 유산균의 앵커에 인유두종바이러스(HPV) 16번이 가진 E7항원을 발현시켜 자궁경부전암(HSIL, CIN2/3) 치료제를 개발했다. 유산균에 발현된 E7항원이 자발적인 항원항체 반응을 유도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는 원리를 이용한다.
경구용으로는 세계 최초다. 올해 연말 임상 2b상을 준비 중이며 국내의 제일약품과 미국, 일본, 영국, 중국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근디스트로피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근디스트로피는 유전자적 결함으로 근위축, 근무력 등의 운동기능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근육성장을 조절하는 myostatin 단백질을 항체로 적용해 부족한 근육이 자라도록 조절한다. 현재 근디스트로피 치료제는 비임상단계를 진행 중이며 희귀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임상 2상의 유효성 결과에 따라 신약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면역항암제와 고지혈증 치료제로도 준비 중이다. PD-1과 MUC-1에 대한 항체 발현을 유도하는 면역항암제를 위암, 폐암, 고형암 등에 적용한 비임상을 진행 중이다. 고지혈증 치료제는 PCSK9의 작동을 저해시켜 LDL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수용체가 분해되지 않고 지속해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도록 만드는 약물이다. 현재 비임상을 진행 중이며 기존 치료 약물인 스타틴과 병용할 수 있어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 최초 자궁경부피이형성증 치료제, 임상 2상 종료
바이오리더스는 뮤코맥스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유산균 유래의 천연 펩타이드제를 적용한 휴마맥스 파이프라인 개발도 한창이다.
휴마맥스의 핵심 물질은 γ-PGA (폴리감마글루탐산). 청국장 발효 유산균 Bacillus subtilis가 생성하는 고분자물질이다. γ-PGA가 소장점막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의 TLR4 (Toll-like receptor 4)를 자극해 장점막 면역계를 이용해 선천면역의 NK세포를 활성화하고 바이러스를 제거하게 된다.
자궁경부상피이형성증(CIN1)의 치료제는 올해 3월에 임상2b상을 종료하고 임상3상을 준비 중이다. 자궁경부상피이형성증에 대한 치료제는 아직 전세계적으로 출시된 적이 없어 유산균을 이용한 경구용 치료제의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γ-PGA를 키토산 나노겔과 결합해 감염질환 주사용 백신의 항원성과 면역 지속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백신 아쥬반트(백신 보조제)를 개발했으며 2017년까지 미래창조과학부 정부과제로 진행할 계획이다.
◇"차세대 면역치료 및 바이오신약 개발전문기업 성장"
성 문희 바이오리더스 대표는 1999년 한국생명공학연구소의 연구원들과 바이오리더스를 설립했다. 미생물, 장내 미생물 연구를 통해 신약개발에 도전한지 15년이 지났다.
성 대표는 "미생물을 전공하면서 장내 미생물을 접하게 됐다. 당시에는 비피더스 유산균 연구가 주를 이뤘지만 신약으로 연결될거라 생각 못했다"면서 "1999년 바이오벤쳐 붐이 일어나 소재를 찾던 중 폴리감마글루탐산을 발견했고 새로운 유산균주를 찾으면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뮤코맥스와 휴마맥스의 플랫폼 개념을 완성해 2010년부터 임상시험을 진행해왔다. 코스닥 상장에 연거푸 고배를 마시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성 대표는 "(시류에 편승해) 다른 기업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성 대표는 ”1999년에서 2010년까지는 기술을 개발해왔던 시기다. 2010년부터 임상시험이 들어가면서 현재 두개의 임상과제를 만들어냈다. 앞으로는 1년에 하나씩 임상과제를 내놓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