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초조증(agitation)에 대한 첫 치료제가 나올까?
알츠하이머 환자의 약 45%에서 나타나는 흔한 신경정신병적(neuropsychiatric symptoms, NPS) 증상인 불안장애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삶의질 저하와 건강악화 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조기 요양원 이송, 사망률 증가, 경제적 부담 증가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불안장애는 세로토닌, 도파민성 신경전달 물질 등의 근본적인 전달장애(circuit level dysfunction)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승인받은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덴마크 룬드벡(Lundbeck)과 오츠카(Otsuka Pharmaceutical)는 27일(현지시간) SDAM(Serotonin Dopamine Activity Modulator) 약물 ‘렉설티(Rexulti, brexipiprazole)’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불안장애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킨 임상 3상(NCT03548584) 결과를 발표했다.
룬드벡과 오츠카는 올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렉설티의 보충신약허가신청서(sNDA)를 제출할 계획이다. 렉설티는 지난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주요우울장애(MDD)와 조현병(schizophrenia)을 적응증으로 승인받았다. 렉설티는 노르아드레날린 α1B/2C 수용체, 세로토닌 5-HT1A, 도파민D2 수용체에 대한 부분 작용제(partial agonist), 세로토닌 5-HT2A 수용체에 대한 길항제(antagonist)로 작용하는 SDAM 약물이다.
발표에 따르면 룬드벡은 불안장애를 가진 55~90세 남녀 알츠하이머병 환자 345명을 대상으로 렉설티 2mg, 3mg를 투여해 효능과 안전성 등을 평가했다. 환자들은 IPA(International Psychogeriatric Association)에서 정의한 불안장애 기준을 충족시켰다.
룬드벡은 렉설티로 치료 후 12주차에 위약 대비 CMAI(Cohen-Mansfield Agitation Inventory) 점수 변화를 1차종결점으로, 불안장애 관련 임상지표인 CGI-S(Clinical Global Impression - Severity of Illness) 점수를 2차종결점으로 설정했다. CMAI는 노인의 안절부절함, 고함, 구타 등 불안장애 증세와 빈도를 측정하는 29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보호자 대상 설문조사다.
임상결과 룬드벡은 렉설티 투여군에서 CMAI 점수(p=0.0026)와 CGI-S 점수(p=0.0055)가 위약군보다 기준선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된 결과를 확인했다.
임상과정에서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관찰되지 않았다. 렉설티 투여군에서 발생률이 5% 이상인 치료관련 이상반응(TEAE)는 두통이었으며, 2% 이상 발생률을 보인 이상반응은 졸음, 비인두염, 현기증, 설사 등이었다.
룬드벡과 오츠카는 상세 결과를 정리해 향후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룬드벡 관계자는 “임상에 참여한 모든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가족, 간병인과 임상을 진행한 의료진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룬드벡과 오츠카는 지난 2011년 정신질환 및 신경질환 약물 5개를 개발 및 상업화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상세 계약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액섬(Axsome)은 알츠하이머 치매 초조증상 환자 260명을 대상으로 NMDA 수용체 길항제 ‘AXS-05’ 두번째 상업화 임상 3상(NCT04947553, ACCORD study)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