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샌디에고(미국)=김성민 기자
항암제 부문에서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은 빅파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바이오텍이 약물을 빠르게 시판할 수 있는 경로로 여겨졌지만, 점차 쉽지 않아질 것으로 보인다. 항암제 가운데 3분의1이 가속승인을 통해 출시된 약물이다. 또한 FDA가 가속승인을 내린 건의 80% 이상을 항암제가 차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가속승인 기준을 더 까다롭게 높여가는 가운데, 올해 미국 암연구학회(AACR 2024)에서도 7일(현지시간) 첫날 열린 기자회견 자리(press conference)에서 ‘항암제 가속승인’이 화두로 올랐다. 2013년부터 지난 10년동안 가속승인받은 항암제 129건에 대한 분석결과가 발표됐으며, 핵심 골자는 5년이상 추적한 가속승인 항암제 가운데 57%가 여전히 임상적 이점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당 결과는 당일 JAMA에도 동시에 게재됐다.
다만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가속승인을 받은 항암제가 추가 확증임상(confirmatory clinical trial)을 거쳐 이점이 확인된 이후, 정식승인(regular approval) 약물로 전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6년에서 3.6년으로 더 길어졌으며, 동시에 시장에 출시된 후 철회(withdrawn)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9.9년에서 3.6년으로 짧아졌다. FDA가 계속해서 항암제 가속승인에 대한 기준을 높여가는 움직임을 반영하는 결과로도 보여진다.
최근 피부로 직접적으로 와닿는 사건도 있었다. FDA는 이전에 없던 케이스인 ‘확증임상(confirmatory trial) 진행현황’을 이유로 지난달말 리제네론파마슈티컬(Regeneron Pharmaceuticals)의 CD20xCD3 이중항체 ‘오드로넥스타맙(odronextamab)’의 가속승인을 거절했는데, 이후 더 초기 치료라인까지 포함하면서 아직 무작위배정을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리제네론은 새로운 FDA 요구사항에 대한 기준을 선도해나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다만 이미 로슈와 애브비의 CD20xCD3 이중항체가 가속승인받았다는 것은 고려할 점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