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박초롱 한미약품 R&D센터 파트장(왼쪽 사진)과 김원기 연구원이 4일(현지시간) WORLD Symposium 2025에서 LA-GLA에 대한 포스터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미약품
한미약품(Hanmi Pharmaceutical)과 GC녹십자(GC Biopharma)가 월1회 피하투여(SC) 약물로 공동개발하고 있는 파브리병 신약 후보물질의 신장기능 개선 효능에 대한 메커니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월1회 투여 제형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3일부터 7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 리소좀 질환(lysosomal disease)을 주제로 열린 ‘월드심포지엄(WORLD Symposium 2025)’에서 파브리병 치료제 흐보물질 ‘LA-GLA(HM15421/GC1134A)’가 기존 치료제 대비 신장기능, 혈관병, 말초신경장애 개선 효능이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하다는 내용의 비임상 연구결과 3건을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약처로부터 각각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에 임상1/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LA-GLA의 글로벌 임상을 시작했다. LA-GLA는 각각 각각 FDA 희귀의약품(ODD)와 식약처에서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파브리병은 성염색체로 유전되는 진행성 희귀난치 질환으로, 리소좀 축적질환(lysosomal storage disease, LSD)의 일종이다. 세포내 소기관 리소좀에서 당지질을 분해하는 효소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α-galactosidase A)가 결핍되면 발생한다. 체내 처리되지 못한 당지질이 계속 축적되면서 세포 독성,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장기가 서서히 손상돼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현재 파브리병 환자는 외부에서 효소를 정맥주사(IV)하는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으로 치료받고 있다. 이러한 1세대 치료제는 2주에 한번씩 병원에서 오랜 시간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정맥 주입에 따른 치료 부담, 진행성 신장질환 억제에 대한 효능 부족 등의 한계점이 있다.
한미약품곽 GC녹십자는 LA-GLA를 기존 치료제들의 한계점을 개선한 차세대 지속형 효소대체요법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치료 효과의 지속성, 안전성,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환자의 고통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 한미약품은 파브리병의 임상적 징후가 나타나는 동물 모델에서 확인된 기존 ERT 치료제 대비 LA-GLA의 우수한 신장기능 개선 효능, 이를 뒷받침하는 약리기전을 확인한 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체내에서 약물이 신장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구체 족세포(podocytes)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사구체 여과장벽을 통과해야 한다. LA-GLA는 구조적 이점을 통해 기존의 ERT 치료제와 달리 사구체 여과 장벽을 통과해 족세포에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 족세포에 흡수된 LA-GLA는 리소좀 내에서 장기간 활성을 유지함으로써 당지질을 지속적으로 분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봤다.
다음 연구로 중증 파브리병 동물 모델에서 LA-GLA를 반복 투약한 결과, 기존 치료제인 아갈시다제 베타(agalsidase beta), 페구니갈시다제 알파(pegunigalsidase alfa) 대비 신장 기능 개선 효능을 나타냈고, 말초감각 기능장애 및 이를 관장하는 신경세포의 조직학적 병변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당지질 축적으로 인해 증가한 혈관벽 두께, 면적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마지막 연구에서는 기존 치료제인 페구니갈시다제 알파에서 LA-GLA로 투약 전환 시 ▲신장 기능 악화 ▲말초 감각 기능 장애 및 이를 관장하는 신경세포의 조직학적 병변 ▲심장 조직의 당지질 축적 ▲심부전 관련 지표 상승 ▲대동맥벽 두께 증가 등이 효과적으로 개선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파브리병 환자의 신장 기능, 혈관병증, 신경장애 개선 측면에서 LA-GLA가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뛰어났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특히 세계 최초로 월 1회 피하투여 용법으로 개발되는 등 투약 편의성이 높아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