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올 들어 벤처캐피탈(VC)업계의 바이오·의료분야 신규투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규투자가 집중되면서 ICT(정보통신기술) 제치고 전체 업종 1위를 차지한 바이오·의료분야의 위세가 확연히 꺾였다.
8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VC업계가 올해 1분기 바이오·의료분야에 신규 투자한 금액은 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바이오·의료분야 투자액 830억원에서 40%가량 급감한 것이다. 전체 신규투자액 중 비율 역시 22.7%에서 12.4%로 반토막났다.
업종별 투자 규모를 보더라도 유통·서비스(751억원), ICT서비스(711억원), 영상·공연·음반(636억원)에 이어 4위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뿐 아니라 지난해 전체(4686억원, 21.8%)를 보더라도 바이오·의료분야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해가 바뀌자마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1월 신규투자액은 50억원으로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투자비중이 6.7%에 그치더니 2월에도 누적 184억원(7.9%)에 머물렀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투자가 급감한데에는 지난해 하반기 한미약품 기술반환 사태 등으로 인해 바이오산업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된 점이 크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투자매력 역시 감퇴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인식도 VC들이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바이오분야 투자가 급감한 이유에 대해 "바이오에 전문성이 없는 VC들은 프리 IPO에 바이오 전문VC들은 상장사 투자, 해외투자, 후속투자 등으로 리스크를 회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투자가 늦어져 어려움을 겪는 바이오텍도 나타나고 있다. 한 바이오텍 대표는 "당초 1분기내 투자를 확정해 신약 임상개발에 본격 나설 예정이었으나 VC쪽에서 지체해 다소 늦어지고 있다"면서 "지난해와 달라진 바이오 투자에 대한 분위기가 투자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