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연구자 A씨가 원하는 세포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한다. 일단 세포의 현재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지금 모습 그대로 고정시킨다(30분~1시간). 그리고 보고자 하는 부위에 특이적인 결합반응을 하는 항체(8~12시간)를 처리하고, 또 다시 그 항체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형광물질이 달린 이차항체 처리(2~4시간)를 한다. 모든 과정의 중간에는 알맞은 용액으로의 워싱(3시간)도 필수다. 이렇게 1박2일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A씨는 세포에서 원하는 부분을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A씨가 보는 세포는 죽어버린 시체나 다름 없다.”
17세기부터 시작된 현미경의 발달로 인해 이제는 작고 투명한 세포를 분자단위로 관찰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세포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세포 안에 형광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삽입해서 관찰할 수 있지만 이 것 역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난 것이므로 원형 그대로의 세포라고 할 수 없다.
토모큐브(Tomocube)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사전 처리과정 없이 세포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3D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개발했다. 원천기술을 개발한 박용근 최고기술경영자(카이스트 생명/화학과 겸임교수)는 인체를 입체적 이미지로 구현하는 CT장비에서 착안한 레이저 홀로토모그래피(laser holotomography) 기술을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하는 것이 가능한 현미경을 완성했다.
박 CTO는 “우리가 개발한 HT현미경은 단순히 실시간 세포를 관측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확한 수학적 정량화가 가능해, 앞으로 도래할 인공지능의 시대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세포에 더해 조직 등에서도 실시간 변화가 관찰 가능한 것을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