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미약품이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신약 개발영역을 당뇨에서 간염, 희귀질환, 파킨슨병까지 확장하고 있다. 랩스커버리는 약물반감기를 늘려주는 기술로, 다양한 의약품에 적용가능한 개념이다. 한때 다국적 제약사로 기술수출했던 당뇨병신약후보 물질의 생산이슈로 임상진행이 지연되면서 랩스커버리 기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생산문제를 해결했다며 임상을 재개한 데 이어 적용질환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컨퍼런스 2018'에서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신약후보물질과 동물데이터를 공개했다. 랩스커버리 기술을 당뇨 외 다른질환에 적용했을때 약물효능은 어땠을까? 한미약품이 공개한 동물실험 데이터를 살펴봤다.
◇'LAPS GLP-1/GIP/GCG' 삼중작용제...'NASH, 파킨슨 치료제로 가능성'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인 'HM15211'은 올해 임상에 들어가는 물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HM15211'의 임상1상 신청서를 제출해 올해 상반기 안에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NASH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발병된다. 간세포에서 과다한 활성산소(ROS)가 발생, 지속적인 염증반응 및 지질대사 이상이 나타나면서 간조직의 섬유화가 시작된다. NASH는 간경변증(cirrhosis), 간암으로까지 발전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임상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NASH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HM15211는 GLP-1/GIP/GCG' 삼중작용제다. 기존에는 하나 혹은 두개의 타깃을 겨냥하는 물질이 개발되는 추세였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에서 삼중기전을 타깃하는 접근방법이 더 우수한 대사효능을 보이면서 부작용은 적다고 보고되고 있다.
3가지 작용제는 대사에서 독립적인 기전으로 작동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GLP-1은 인슐린분비 증가시키고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GIP 인슐린 분비증가하면서 동시에 염증반응을 낮추다. 글루카곤(glucagon)은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데 특히 지방분해(lipolysis)를 유도한다. 몸에 나쁜 몸에 나쁜 저밀도지단백(LDL)를 제거하고, 유익한 고밀도지단백(HDL)의 생산은 늘려 체내의 지질 프로파일을 개선시켜준다. 그밖에도 혈액내 포도당 증가시킨다. 결과적으로 3가지 작용물질을 투여하게 되면 지질특성(lipid profile)이 개선되면 염증반응이 낮아진다. 또 섬유증(fibrosis)을 낮출수 있다는 설명이다. NASH 치료제로 가능성을 엿보는 이유다.
그럼 실제 HM15211를 모델동물에 투여했을 때의 결과는 어떨까? 질환모델의 조직에서 대조군과 HM15211을 투여한 것을 비교한 결과, HM15211 투여군에서 섬유화(검은색 화살표)가 줄어드는 눈에띄게 줄어든 결과를 발표했다.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이날 발표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한미약품은 파킨슨치료제 신약후보물질로도 HM15211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퇴행성뇌질환이 '제 3의 당뇨병'으로 연구되면서, GLP-1 계열 약물을 퇴행성뇌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영국 UCL 대학의 폴트니연구팀이 임상학술지인 '란셋(Lancet)'에 연구자 임상2상에서 GLP-1 약물이 파킨슨환자의 운동증상을 개선한 결과를 최초로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열린 미국당뇨병학회 연레학술대회(ADA 2017)에서 파킨슨 모델에서 진행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MPTP 파킨슨병 쥐모델에 HM15211를 투여했을 때 운동능력손상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조직수준에서 신경보호효과(neuroprotective)도 확인했다. 뇌흑질(substantia nigra)에서 도파민의 생성하는 타이로신수산화효소(tyrosine hydroxylase)의 발현이 다시 높아졌다. 또한 파킨슨병은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 의한 과다한 신경염증으로 뇌손상이 가속화되는 현상을 보이는데, HM15211를 투여하게 되면 미세아교세포의 활성이 줄어들고 반대로 항염증물질이 늘어났다. 그밖에 활성산소(ROS)의 생성도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랩스커버리 기술→ 펩타이드, 효소에 적용 '희귀병치료제 개발'
한미약품은 지난해 1월에 열린 JP모건에서도 랩스커버리 기술을 희귀병에 적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1년 만에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를 효소, 펩타이드를 적용한 희귀질환 치료제의 전임상단계에 있는 3개의 신약후보물질을 공개했다. 이날 권 대표는 일부 동물데이터를 공개하면서 지난해 보다 한층 진도가 나간 모습을 보여줬다.
지속성 효소대체요법(ERT, enzyme replacement therapy)으로 1주~1달에 한번 투여하는 피하주사제형(SC)로 개발하고 있다. 기존의 효소치료법은 짧은 반감기로 환자체내에 충분한 양이 도달하지 못한다는게 가장 큰 언멧니즈(Unmet needs)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세포에 알파갈락토시다아제A가 결핍돼 발병하는 파브리병(Fabry disease) 치료제로 LAPS-agalsidase를 쥐에 투여했을때, 기존 치료제 대비 AUG가 100배 이상 확대되는 것을 확인했다. LAPS-agalsidase는 7일까지 안정적으로 일정농도 이상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펩타이드를 붙인 형태로, 'LAPS-GLP-2'는 단장증후군(Short bowel syndrome)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대조군으로 기존 치료제(teduglutide)와 비교했을 때, 5 nmol/kg/Q2D, 15 nmol/kg/Q2D, 30 nmol/kg/Q2D 투여군에서 유의히마게 융모높이(villus height)가 증가했다. 강력한 장조직형성을 촉진효과를 가진다는 설명이다. 그밖의 희귀병치료제로 선천적과인슐린증(congenital hyperinsulinism), 점액다당류증(mucopolysaccharidosis) 신약후보물질의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