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신규타깃인 '펠리노-1'을 저해하는 염증성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이 최초로 임상돌입을 앞두고 있다. 브릿지바이오가 궤양성대장염 신약후보물질인 'BBT-401'의 미국 임상을 위한 임상허가 신청(IND, Investigational New Drug)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으로 30일간 FDA의 심사를 거치며 임상중단이나 추가자료 요구와 같은 조치가 없으면 바로 임상1상을 진행하게 된다. 브릿지바이오에 따르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올해 임상1상이 완료된다. 임상은 미국 초기 임상전문 CRO인 셀레리온(Celerion)에서 수행한다.
BBT-401는 펠리노-1 저해제로, 브릿지바이오는 2015년 한국화학연구원 및 성균관대학교로부터 전세계 독점실시권을 확보한 궤양성 대장염 신약후보물질이다.
궤양성대장염은 크론씨 병과 함께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이다. 대장점막에 다발적으로 궤양이 생기는 만성적인 재발성 염증질환이다. 1차 약제로 항염증제인 5-아미노살리실산 (ASA)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나 반응율이 50%밖에 되지 않고, 초기 증상 관해율이 20%수준으로 낮다. 이후 환자에 스테로이드계열 약물, 고가의 항-TNF 항체치료제(엔브렐, 레미케이드, 휴미라)를 투여하게 된다.
현재 미충족 수요군에 있는 부분은 안전성이 뛰어나면서 우수한 효능을 가진 1차 치료제다.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 대장내 점막층을 개선하는 치료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1차 치료제는 5-ASA 계열 약물로, 5-ASA 제품들의 처방건수가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 BBT-401이 1차 치료제로 개발될 경우 5-ASA계열 약물에 불응성을 보이거나 증상개선이 미미한 환자들에 좋은 치료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브릿지바이오에 따르면 전임상 동물시험에서 BBT-401는 우수한 염증억제 효과 및 점막층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전임상 독성시험을 통해서 환자에 하루 투여량을 10g까지 늘려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안전성을 확인했다. 그밖에도 브릿지바이오는 "BBT-401는 경구투여제로 장내에만 머무르고 전신으로 흡수가 되지 않는다"며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이나 항-TNF 항체가 전신에서 작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감염위험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없다"고 부연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18일부터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Crohn’s and Colitis Congress(크론씨병 및 대장염 학회)에 참석한 자문단(SAB, Scientific Advisory Board)과의 자문회의를 통하여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수요, 1차 약제들의 문제점과 개선요망 사항, 임상시험 수행에 필요한 참고사항들 습득을 통하여 BBT-401의 임상 성공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지난 2년간 연구개발 팀의 구축과 자금조달, 그리고 전임상 개발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성공적으로 한국의 혁신 신약후보물질로 미국 IND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어, 한국 바이오텍들도 글로벌한 수준의 혁신신약을 개발 할 수 있음을 보여주게 된 점이 가장 보람된다"며 "앞으로 임상 1상의 성공적 마무리를 통해 허가 단계까지 한걸음 한걸음 새 역사를 써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섬유증 치료제 개발후보물질인 'BBT-877'을 초기 계약금 20억원에 들여와 전세계 독점실시권을 확보했다. 오토택신 저해제인 BBT-877은 올해 전임상 시험을 완료하고 연내에 미국 IND 신청을 할 계획이다.
브릿지바이오는 2015년에 설립됐으며 두 차례에 걸친 기관투자를 대상으로한 펀딩에서 총 283억원을 조달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외부 협력기관이나 전문 위탁연구기관(CRO)에 위탁해 신약후보물질의 개발을 수행하는 NRDO 사업모델을 추구하는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