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로슈(Roche)가 암 특화 빅데이터 분석회사인 플랫아이언 헬스(Flatrion Health)를 19억 달러(약 2조 290억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알파벳(Alphabet)이 투자한 유니콘 스타트업인 플랫아이온 헬스는 전자의료기록(EHR)에서 암 환자의 임상정보를 분석·통합하는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 및 서비스 제공 회사다.
이번 합의를 통해 로슈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플랫아이온의 12.6%의 지분을 포함해 다른 주주들로부터 모든 주식을 매입하기로 했다. 모든 인수절차는 올해 상반기 중에 완료될 예정이다.
플랫아이온은 약 265개의 지역사회 암 전문의 및 대학병원 등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임상 데이터와 치료 결과를 통합해 개별 암 환자에 대한 종합적인 유전체 프로파일 데이터를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특히 미국 개인 의료정보보호법을 완벽히 준수하고 규제기준에 부합하면서 진료시점에서 실제 임상 데이터를 사용하고 결정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구자 및 제약회사가 임상시험을 위해 적절한 환자를 모집하는 등 암 치료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슈의 맞춤형 항암제 개발에도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다니엘 오다이(Daniel O'Day) 로슈 제약사업부 대표는 “규제기준에 부합하는 실제 임상근거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 및 접근성 확보를 가속화하는데 핵심적인 요소다. 이번 인수는 로슈의 맞춤형 의료 전략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암과 관련한 선도 기업으로 알려진 플랫아이온 헬스는 로슈 뿐만 아니라 제약업계 전체의 암 연구 및 개발에서 필요한 기술 및 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제공하는데 최적화된 기업이다”고 덧붙였다. 플랫아이언 헬스가 새로운 임상 시험목표의 디자인 및 벨리데이션을 포함해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 실제 임상 자료에 근거한 접근법을 개발하는데 선도주자로 인정받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로슈는 플랫아이온 헬스의 인수가 완료된 후에도 자율적인 경영권을 제공하도록 했다. 플랫아이온은 로슈 계열사의 독립 법인으로서 현행 사업모델, 기존 파트너십 네트워크, 및 전체적인 경영목표 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받았다. 또한 개별 환자들의 의료정보 보호, 영업, 마케팅, 및 생명공학 사업 등에 대한 활동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로슈는 맞춤형 종양 분야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23andMe, GE 헬스케어, 파운데이션 메디슨(Foundation Medicine), 플랫아이온 헬스 등 데이터 분석업체와의 파트너십 및 전략적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2월에는 항암제 전문회사 이그니타(Ignyta)를 17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