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로고스바이오시스템스가 한국뇌연구원이 개발한 '항체침투기술'을 도입했다. 생체조직의 심부까지 항체 분자를 침투시켜 조직 전반의 단백질 발현 양상을 쉽게 관찰케 하는 기술이다. 로고스바이오는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생체조직 투명화와 3차원 이미징을 연계하는새로운 제품라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로고스바이오는 최근 한국뇌연구원과 '항체침투기술'에 대한 기술이전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생체조직 내 단백질 발현과 변화 등을 관찰하기 위해서 타깃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가 사용되는데, 기존의 항체염색법에서는 불과 수백 마이크로미터 깊이에 한해 항체표지가 가능했다. 생체조직을 이루는 물질들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뇌연구원의 최영식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항체침투기술은 기존 방법 대비 수백 배 수준인 수십 밀리미터 깊이까지 항체를 골고루 확산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생쥐성체의 일반적인 뇌 크기가 1cm(10mm) 전후임을 감안했을 때, 신기술을 이용하면 생쥐 뇌 전체의 단백질 정보를 한눈에 확인이 가능하다.
인간의 뇌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그물망처럼 복잡하게 얽힌 구조로 오랜 시간 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까지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일찍이 미국의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와 같은 대형 뇌과학연구 프로젝트를 출범시켰으며 한국도 2016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뇌과학 발전전략'을 발표, 10년간 총 3400억을 투자해 ‘뇌 지도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섰다.
최영식 연구원은 "항체침투기술을 이용하면 생체조직을 파괴하지 않고 뇌신경망과 같은 수많은 세포의 복잡한 연결구조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뇌지도 데이터베이스 구축에도 많은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고스바이오는 뇌지도 작성의 핵심기술인 ‘고속 뇌조직 처치 및 3차원 이미징 장비’ 기술개발을 국책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로고스바이오는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생체조직의 3차원 이미징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기술을 추가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정연철 대표는 "고해상도 생체조직 3차원 영상정보를 위한 종합솔루션을 완성하는데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면서 "한국뇌연구원과의 추가 공동연구를 통해 뇌 질환 관련 바이오마커 발굴 뿐만 아니라 진단 및 치료를 위한 기술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로고스바이오시스템스는 2013년 미 스탠포드 대학이 개발한 혁신기술 클래러티(CLARITY)를 기술이전, 세계 최초 자동 생체조직투명화 시스템인 '엑스-클래러티(X-CLARITY)'를 상용화했다. 이 기술은 생체조직의 불투명성의 원인인 세포지질(Lipid) 성분을 제거함으로써 조직을 투명하게 변형시킨다. 이를 통해 기존 이미징 생산방법 가운데 조직 절편 제작 단계를 생략할 수 있어 이미징 생산에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고배율의 3차원 영상 생산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