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를 최고 수준의 신약개발 전임상 센터로 개발해 바이오벤처, 제약사 등의 초기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의 브릿지 역할을 할 것입니다. 민간 클러스터의 장점을 살려 신속성, 유연성, 편리성을 실현할 것입니다."
우정바이오가 신약클러스터의 첫 삽을 떴다. 국내외 신약개발기업을 비롯해 동물실험실 등 연구시설, 각종 인프라가 들어서는 국내 첫 민간 신약클러스터 개발이다.
우정바이오는 27일 오전 경기도 동탄신도시 첨단산업단지에 위치한 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부지에서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 김경한 빅솔 회장, 이봉진 서울대 약대 학장, 성제경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비롯해 총 150여명의 내외빈이 참석했다.
우정바이오는 지금까지 민간 주도의 신약개발 인프라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신약클러스터 개발을 추진해왔다. 1989년 회사를 설립해 30년간 신약개발 인프라 분야를 개척해온 천병년 대표가 주도했다. 이를 위해 동탄에 부지를 마련했으며 코스닥 상장, 투자 유치 등의 절차를 거쳐 마침내 이날 착공에 들어가게 됐다.
천 대표는 기념사에서 "국내 제약, 바이오기업들이 신약개발을 주도하고 해외 기술수출의 성과도 이룩했지만 여전히 부정적 시각이 남아있는 것은 한국의 신약개발 시스템이 아직 선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미국 등에서 최고의 저널에 논문을 내는 유학생, 연구원들이 국내에 돌아와서 실적을 못 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 대표는 이어 "최근 신약개발은 인적 역량과 첨단 장비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는 해외 선진 기업들이 인정하는 최고 수준의 전임상데이터를 생산해 내는 실험동물실을 기반으로 국내 최고의 전문가 집단과 협력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제약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는 동탄 신도시 첨단산업단지에 대지 3055㎡에 지하 4층, 지상 15층 규모(연건평 19,755㎡)로 지어질 예정이다. 2020년 완공이 목표다. 클러스터 내에는 실험동물센터, 이미징센터를 비롯해 바이오벤처, 법률·기술지원 및 인·허가 서비스 기관, 금융 및 캐피탈 기관 등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입주기업 뿐만 아니라 동탄, 용인, 판교 등 주위 다양한 바이오제약기업들과 협력하는 자생적이고 기업친화적인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로봇 자동화시스템을 적용한 실험동물센터는 최대 4만 케이지(마우스 기준)의 사육규모로 단일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지어진다. 질환모델(LMO : Living Modified Organisms) 동물과 환자유래 암조직 이종이식기술(Patient-Derived Xenograft, PDX) 마우스 등이 관리된다.
또한 전임상 특수이미징센터가 설치돼 PET-MRI, Micro-CT 등 최첨단 이미징 장비를 활용한 이미징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브라피쉬를 활용해 대량의 시험물질을 초고속으로 스크리닝할 수 있는 FAST(Functional Analysis for high-throughput Screening Technology)기술도 제공된다. 또한 독성 평가, 유효성 평가센터, 전임상 실험용 시료를 생산할 수 있는 GMP 생산 시설 등도 마련될 계획이다.
우정바이오 관계자는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중심에는 '코크 연구소'가 자리잡고 플랫폼을 제공한 것처럼 우정바이오는 항암, 대사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개발의 플랫폼의 중심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봉진 서울대 약대 학장은 축사를 통해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기업의 눈높이에 맞추는 민간 클러스터가 필요하다"면서 "우정바이오 신약 클러스터가 신약개발의 메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의 여재천 전무는 "외국의 신약개발 역사도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전주기 인프라 구축을 통해 시정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성과를 냈다. 우정바이오 신약 클러스터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바이오경제의 한축을 담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