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연구중인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의 연구현황을 공개했다. 파스퇴르연구소의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가 가진 심장 독성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보였다.
박갑주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박사는 지난 26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18 KDDF 인베스트먼트 포럼'에서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에 선정된 '약제내성 극복을 위한 신개념 결핵 치료제' 연구내용에 대해 소개헀다.
파스퇴르연구소는 독자확보한 TTCA화합물군을 통해 결핵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TTCA 화합물군은 대식세포에서 증식한 결핵균을 식별해 활성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나타내는 강력한 작용제의 가능성을 보였으며, 특히 TTCA화합물군의 살균 작용은 다제내성 결핵에서도 확인됐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이렇게 발굴한 후보물질을 다제내성 결핵을 치료하기 위한 신개념 결핵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박갑주 박사는 "다제내성 결핵의 경우 환자들이 많은 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좋지 못하고 치료기간도 18~24개월까지 길어지기 때문에 독성 부작용 위험이 높다"며 "이에 따라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년간 베다퀼린(bedaquiline), 델라마니드(delamanid)와 같은 새로운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심장독성 등 부작용 이슈가 존재한다.
박 박사는 "결핵균의 경우 대식세포 내에 숨어있다가 다시 전염되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대식세포에 숨어있는 균도 죽일 수 있는 후보물질을 발굴해 최적화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파스퇴르는 고속스크리닝 기법 등을 통해 화학물질을 스크리닝하고 그 중 효과가 뛰어난 물질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영상을 통해 세포를 실시간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해당 후보물질이 세포 내 존재하는 결핵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확인했다.
박 박사는 "기존에 승인받은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들이 가진 심장 독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심장 이상의 원인인 심장 이온채널(hERG channel) 기능을 측정해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물질로 최적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핵은 치료하기 위해 많은 약물을 먹기 때문에 약물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 문제 등도 고려해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스퇴르연구소는 현재 마산결핵병원의 결핵환자 타액을 이용해서 다제내성 환자에게 효과가 있음을 증명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박 박사는 "우리는 결핵의 치료기간을 단축하고 효율적이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약물 개발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며 "결핵의 약물내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KDDF 지원사업에 선정돼 내년까지 선도물질 최적화를 통해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며 내년말 전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약개발에 성공하면 다제내성 결핵을 타깃하는 'first-in-class' 약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2004년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와 한국 KIST의 협력을 기반으로 세워졌으며 주로 감염병을 타깃으로 신약을 발굴, 개발하고 있다.
박 박사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바이오안전성 레벨 3(BSL-3)에 해당하는 실험실을 갖추고 있으며 10만 개의 RNAi와 30만 개의 화학물질 등 다양한 라이브러리를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포 기반의 스크리닝 시스템을 갖추고 많은 데이터를 분석, 연구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신약 연구 및 개발에 중요한 연구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