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에이피테크놀로지(AP Technologies)가 21일 프랑스 바이오 식품소재 전문회사 로케트그룹으로부터 모유올리고당의 글로벌 사업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규모는 양사가 비공개하기로 했으나,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테크놀로지는 모유에만 존재하는 면역 및 두뇌활성화 성분인 모유올리고당(HMO, Human Milk Oligosaccharide)을 개발, 생산하는 국내 바이오벤처다. 특히 모유올리고당 중에서도 가장 함유량이 높은 2’-푸코실락토오스(2‘-FL; 2’-Fucosyllactose)의 생산기술을 이전받아(서진호 서울대 교수) 상업화를 진행해왔다.
에이피테크놀로지는 특히 대장균(E.coli) 대신 오랫동안 아미노산과 핵산의 대형 발효생산에 활용돼 안전한 균주로 알려진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Corynebacterium glutamicum)을 숙주로 사용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현재 이 균주의 발효특성을 기반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모유에만 약 8%(우유에는 0.1%) 존재하는 희귀당인 모유올리고당은 약 200여종이 알려져 있는데 갓 태어난 어린아이의 면역체계 구축 및 두뇌발달에 직접 관여하고, 유익 장내유산균의 생육을 돕는 프리바이오틱(prebiotic) 효과, 유해균의 배출효과 등 다양한 건강기능성 및 의약품으로의 가능성이 밝혀진 성분이다. 세계적인 식품업체인 네슬레, 애보트가 이미 분유 및 유아용 식품에 적용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일반식품, 화장품, 의약품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이번 협력 역시 에이피테크놀로지의 기술력으로 생산한 모유올리고당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추진됐다. 로케트그룹은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식품소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33억유로(4조3000억원)에 이른다.
신철수 에이피테크놀로지 CEO는 “이번 투자유치는 차별화된 모유올리고당 생산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국내에 모유올리고당을 안정적으로 공급함과 동시에 로케트그룹과 연계한 해외수출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식품 소재업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에이피테크놀로지는 이번 투자유치로 2’-푸코실락토오스를 시작으로 추가 모유올리고당(3-FL:3-fucosyllactose, LNT:Lacto-N-Tetraose, LNnT:Lacto-N-neotetraose, LNFP:Lacto-N-FucoPentaose, 3’-SL:3’-Sialic Latose, 6’-SL:6’-Sialic Lactose)의 생산기술을 개발해 향후 주요 7개 모유올리고당 품목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을 목표로 2’-푸코실락토오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인증도 진행하고 있다. GRAS 인증은 미국의 안전원료 인증제도로 이를 획득시 전 세계 어디서나 안전성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2020년까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유럽식품안전국(EFSA; 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에 식품원료 등록을 진행할 계획이며 지속적으로 아시아(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 등) 및 러시아, 중남미(브라질 등)에도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에이피테크놀로지는 2018년 국내 벤처캐피탈(K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캐피탈, 인터밸류파트너스)로부터 55억원 규모의 1차 투자를 받아 경기도 화성시 소재의 모유올리고당 공장(HMO campus)을 완공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량 상업생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급격히 늘어나는 수요증가에 대비해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계약 또는 2단계 대규모 생산설비 구축도 고려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한 프랑스의 로케트그룹도 2차 투자에도 참여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미국, 중국 주요 분유 및 건강식품업체와 프리마케팅을 진행 중에 있고, 모유올리고당과 장내유익균이 결합된 Synbiotics, 모유올리고당을 주요 성분으로 한 Prebiotics 등 소비자용 제품까지 사업화할 예정이다. 또한 면역활성화 및 유해균 제어 기능에 기반한 화장품, 의약부외품, 생활용품, 펫푸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며 나아가서는 장내 미생물과의 시너지, 면역 및 뇌 활성화 기능을 활용한 의약품 시장 진출도 도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