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엔솔바이오사이언스가 20일 TGF-β 저해 삼중음성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TNBC) 항암제 '카리스1000(C1K)'의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유방암 자연발생 동물에서 카리스1000과 파클리탁셀(탁솔)을 병용투여한 결과 파클리탁셀로 인한 독성은 나타나지 않았고 항암 효능은 단독투여보다 증대되는 고무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엔솔바이오는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골관절염 치료제에 이은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카리스1000의 임상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세포독성항암제 파클리탁셀은 용량을 높일수록 항암효과는 커지지만 이에 비례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병용약물을 통해 항암효과를 높이면서 파클리탁셀 용량은 낮추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엔솔바이오는 수술을 앞둔 자연발생 유방암 동물 대상 실험에서 파클리탁셀 60mg/m2을 2일 연속 투여했을 때 종양 부피가 2주 후에 23%, 4주 후에 31%로 감소했다. 반면 실험동물의 설사, 혈변, 구토 등 위장관계 부작용이 심각했으며 백혈구 수도 현저하게 감소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엔솔바이오는 이후 파클리탁셀 용량을 낮춰 20mg/m2을 2일 연속 투여하고 다음날부터 카리스1000(1.5mg/kg)을 격일로 3회 피하 주사했다. 그 결과 종양 부피가 파클리탁셀 60mg/m2만을 투여했을때 보다 더 감소했고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엔솔바이오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암을 유발시킨 동물에서 이뤄진 실험결과는 사람 임상 시험에서 재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연적으로 암이 발생한 동물환자에서 확인한 이번 결과는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 관점에서 사람대상 항암제 개발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TGF-β 신호전달은 암의 성장과 전이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으며 항암제 내성을 나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암의 주변 미세환경을 형성해 항암면역 또는 항암제의 공격을 차단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TGF-β 신호를 완전히 억제하게 되면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들이 작동하지 못해 심각한 심장독성 또는 피부독성이 나타난다. TGF-β 저해제는 최근 면역항암제 등과의 병용약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엔솔의 카리스1000은 TGF-β와 결합해 신호전달(ALK-5)을 저해하도록 작용하는 동시에 체내에서 약물이 오래 머물지 않아 독성을 줄이는 짧은 펩타이드 물질이다.
엔솔바이오 관계자는 "카리스1000이 부작용 없이 항암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이유는 TGF-β 신호를 적절하게 저해함으로써 항암제 내성을 억제하면서 항암 효능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라면서 "카리스1000 단독투여시 TNBC 유방암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카리스1000과 파클리탁셀을 병용투여하게 되면 세포독성항암제의 독성은 줄이고 항암 효능을 증대시키는 암 전이 억제 효과를 얻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편 TNBC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및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2(HER2) 단백질에 모두 음성을 나타내는 유형의 대표적인 난치성 유방암이다. 지금까지 파클리탁셀이 많이 사용됐으나 최근 PD-L1 항암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과 항체-약물 복합체(ADC)인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hziy)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트로델비의 경우 중증 설사와 호중구감소증, 비정상적인 백혈구 세포수 감소위험으로 블랙박스형 경고문구 라벨이 부착되는 등 여전히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언맷니즈가 존재한다.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카리스1000 임상1상 시험을 위해 CRO인 ADM코리아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TGF-β 신호를 저해하되 독성을 유발하지 않는 약물은 항암제 내성 억제, 암 전이 억제, 섬유증 진행 억제 등 여러가지 적응증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가치는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