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일라이 릴리가 코로나19(COVID-19) 중화 항체의 첫 개념입증(PoC) 임상2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증 환자에게 중화 항체를 투여하자 대조군 대비 병원 입원 위험이 72% 줄였다는 결과다(1.7% vs 6%). 1차 충족점에서 중간 용량에서만 위약군 대비 바이러스 검출을 유의미하게 제거하는 등 데이터가 불완전하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중화항체가 코로나19 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첫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다. 더불어 후발주자가 개발하는 중화 항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중화 항체 개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분야 선두주자인 셀트리온(Celltrion)이 임상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고 식약처로부터 임상2/3상을 승인받았다. 이어 2번째 주자로 이중항체 전문 회사인 에이비엘바이오(ABL Bio)가 지난 14일 공동개발 및 상업화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개발 대열에 뛰어들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으며 파트너사와 다음 단계를 논의하는 단계다. 에이비엘바이오가 항암제와 뇌질환에 포커스하는 항체전문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공동개발로 감염증 분야로도 보폭을 넓히는 도전이기도 하다.
독특한 점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한 다음, 규제기관과 협력해 국내까지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을 펼친다. 또한 경쟁 속도를 고려해 자체 개발하기보다, 유망한 물질을 공동개발 파트너십이라는 선택지를 택했다. 선두 주자로 릴리-앱셀레라(AbCellera), 리제네론(Regeneron)-로슈, GSK-비어(Vir) 등 3개 회사가 코로나19 중화 항체로 임상2상~3상 단계로 앞서가고 있으며, 올해 임상 결과가 가시화된다. 뒤이어 아스트라제네카와 릴리-준시(Junshi) 등 약 10개의 후보물질이 임상1상 단계에 있다. 대부분 내년 상반기 후기 임상을 종료하는 타임라인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두주자와 비교한 약물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으면 충분히 겨뤄볼만 하다는 것이 에이비엘의 판단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바이오스펙테이터와 인터뷰에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이라며 “지난 5개월 동안 미국, 중국, 한국 등의 국가에서 최종적으로 4개회사 물질을 검토했고, 그 가운데 가장 차별성을 가진 치료 항체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