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Seasun Biomaterials)는 건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와 공동개발 중인 후성유전학적 바이오마커 기반 폐암 조기진단 및 선별 검사법 ‘Epi-TOP LUNG assay’의 탐색임상 1차분석에서 임상적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82%, 92%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시선바이오와 공동연구 중인 이계영 건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장이자 호흡기내과 교수는 KUMC Cancer Liquid biopsy Conference에서 이같은 결과를 지난 17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탐색임상은 건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에서 수집한 700명 이상의 정상 및 1-4기 폐암 환자의 기관지세척액(BALF)에서 추출한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엑소좀)를 이용해 진행중이다. 이번 분석결과는 진단검사를 마친 144명에 대한 중간분석 결과로, 이 중 정상 및 1-2기 폐암 샘플의 비율이 3-4기 폐암 샘플 보다 높아 조기진단 및 선별검사에 적합하다고 시선바이오는 설명했다.
특히 시선바이오는 Epi-TOP LUNG assay가 폐암 조기진단 및 선별검사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Low-dose CT, 저선량 CT)으로는 폐암과 구분이 어려운 폐결절(nodule)에 대한 높은 특이도와 정상인 사람에게서 나타나지만 폐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은 간유리음영폐결절(Ground glass nodule)에 대한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시선바이오에 따르면 이는 폐암의 확진 수단인 폐조직 생검을 하지 않아도 87% 이상의 환자에게서 폐암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Epi-TOP LUNG assay는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의 후성학적 검사 원천 기술인 Epi-TOP 메틸화 검출법(methylation detection method)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Epi-TOP LUNG assay는 종양억제 등과 관련된 7가지 유전자의 DNA 메틸화를 분석한다. 후생학적 유전은 DNA의 염기서열은 변하지 않았지만 생활습관 변화, 환경오염 등에 의해 특정 DNA에 화학적 변화가 가해질 경우 고유의 유전자 기능이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Epi-TOP LUNG assay는 기존 후성학적 유전검사에 사용되는 바이설파이트(bisulfite) 대신 시선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Epi-sPNA를 이용했다. Epi-sPNA는 메틸화된 DNA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기능성 PNA(peptide nucleic acid) 올리고머로 기존 방법에 비해 특이도 및 민감도를 개선했다고 시선바이오는 설명했다. PNA는 DNA의 당-인산 뼈대를 펩타이드 결합체로 치환한 합성DNA로 결합력이 강하고 안정성이 높은 특징을 가진다.
이계영 건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 검사는 폐조직이 아닌 폐암 환자의 기관지폐포세척액(Bronchoalveolar lavage fluid, BALF)이 검체로, 비침습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희경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대표는 “이번 결과는 탐색임상의 1차분석결과로 곧 최종분석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후속으로 진행하는 확증임상은 규제기관과 협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pi-TOP LUNG assay는 오는 2024년 국내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출시 후 2년 내에 폐암 조기선별용 검사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선바이오는 폐암뿐만 아니라 췌장암 등 조기진단이 어렵고 사망률이 높은 암종을 액체생검을 통해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 중이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충북대병원에서 췌장암 조기진단용 후성유전 진단제품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