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미약품그룹 창업자 고(故) 임성기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책임졌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6.5%(44만4187주)를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매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이와 함께 앞으로 양측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의결권공동행사 약정을 체결했다고 한미측이 3일 밝혔다.
이 계약에 따라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이 직접 보유한 약 35% 지분 외에도, 직계가족과 우호지분까지 더해 한미사이언스 전체 의결권의 과반에 근접하는 지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으로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상속세 납부재원을 마련하게 됐으며, 이를 통해 매각예정 주식의 오버행(overhang) 이슈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자가족 등 대주주(이사회구성원)와 전문경영인이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면서,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형태의 경영체제를 확립해나갈 방침이다. 기존 오너중심의 경영체제를 쇄신하고, 현장중심의 전문경영인체제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주총이후 변경된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 또다시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지난 3월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했으나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선택을 받지못하면서 무위에 그친 바 있다. 주총 당시 신 회장도 OCI와의 통합에 반대 표를 던지며 송 회장측의 상대편에 섰었다. 이후 시장에 해외매각설 등이 퍼지면서 한미사이언스의 주식 가치는 30%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 회장과 신 회장측은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들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로서, 이같은 혼란과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갖고 지속가능한 한미약품그룹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며 "이번 계약을 전격적으로 합의한 만큼,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이 어떠한 외풍에도 굴하지 않는 건실한 기업으로 더욱 발전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가족의 큰어른으로서, 신 회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막역한 고향후배로서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