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아 객원기자
에이즈(후천성 면역 결핍증, AIDS) 환자를 위한 HIV 치료제 개발 열기가 뜨겁다. 길리어드(Gilead)는 지난 13~16일 개최된 레트로바이러스 및 기회감염학회(CROI)에서 차세대 integrase 억제제 계열인 ‘빅테그라비르(bictegravir)’의 임상2상 결과와 스트리빌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젠보야’의 144주간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
빅테그라비르는 GSK의 ‘돌루테그라비르(dolutegravir)’에 대항할 후보 신약 성분으로 비교임상 시험을 통해 그 가능성을 열었다.
치료경험이 없는 HIV-1감염 환자 98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에서 24주째 HIV바이러스 억제율은 빅테그라비르 투여군은97%, 돌루테그라비르 투여군은 94%로 나타났다 (p=0.50, 바이러스 50 copies/ml 미만). 48주째는 각각 97%, 91% (p=0.17)로 빅테그라비르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돌루테그라비르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되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빅테그라비르에 대한 내성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으며 신장 이상반응으로 인한 약물 중단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두드러기 발생으로 환자 1명은 중단했다.
한편, 이번 임상시험은 빅테그라비르 75mg + FTC/TAF(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파나미드) 200/25mg의 병용요법과 돌루테그라비르50mg + FTC/TAF 병용요법을 비교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Paul Sax 교수는 “이번 임상 결과에서 높은 바이러스 반응률은 보인 빅테그라비르와 FTC/TAF가 약물 상호작용이 거의 없으며 높은 내성장벽으로 환자와 의사들에게 새로운HIV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빅테그라비르의 개발과 동시에 길리어드의 HIV 시장 선점을 고수하기 위한 ‘젠보야’의 144주간 진행된 임상 3상 결과도 공개됐다. 단일정복합제인 ‘젠보야(Genvoya, 엘비테그라비르 150mg, 코비시스타트 150mg, 엠트리시타빈 200mg,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TAF) 10mg)’는 에이즈 치료제 시장의 약 26%를 점유율을 차지하는 자사의 기존 치료제인 ‘스트라빌드(Stribilid)’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치료경험이 없는 성인 HIV-1 감염 환자 1,733명을 대상으로 3년간 진행된 ‘104/111 연구’에서 젠보야는 스트리빌드(Stribilid) 대비 우수한 바이러스 억제효과와 함께 신장, 뼈, 혈장 지질 측면에서 장기간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144주 시점에 HIV-1 바이러스가 50 copies/mL 미만인 환자를 측정한 결과, 젠보야 투여군은 84.2%, 스트리빌드 투여군은 80%로 (p = 0.021) 나타났다. 2차 평가 항목 기준을 20 copies/mL 미만으로 낮출 경우에도 각각 81.1%, 75.8% (p = 0.006)로 젠보야가 스트리빌드 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였다.
신장 안전성을 검사하기 위해 측정한 144주째 사구체 변화 여과율(eGFR)의 중앙값도 젠보야군은 -1.6mL, 스트리빌드군은 -7.7mL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p <0.001).
특히, 스트리빌드군에서는 4건의 신세뇨관장애(Renal Tubular Disorder, RTD)가 발생했으며, 신장 관련 약물중단도 12건이나 있었지만 젠보야 군에서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기존 치료제에서 보였던 골밀도 이상 반응 발생률도 개선됐다. 젠보야군의 허리척추 골밀도 검사결과는 -0.92%로 -2.95%의 스트리빌드군에 비해 골소실율이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 (p<0.001). 이는 골반 검사에서도 각각 -0.75%, -3.36% (p<0.001)를 나타내며 우월한 독성 감소 결과를 입증했다.
비록, 기준선에서 144주까지 전체, LDL, HDL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젠보야군에서 더 높았지만, 총 콜레스테롤에 대한 HDL 비율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 지질 개선제의 사용률 또한 비슷했다.
HIV 치료제는 장기간 복용시 나타나는 부작용과 내성 문제로 새로운 약에 대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임상연구는 3년간의 장기간 테이터를 통해 약의 효능 뿐만아니라 신장 및 골소실 등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한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한편, 유한양행은 스트리빌드에 이어 젠보야까지 국내 영업담당을 맡기로 했다. 점점 진화하는 HIV-1 치료제 ‘빅테그라비르’와 ‘젠보야’로 길리어드의 HIV 치료제 매출에 얼마나 기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