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호 이뮨온시아 대표
지난 2017년 국내외 바이오 의약품과 관련된 여러가지 큰 뉴스들이 주요 일간지의 경제면을 뜨겁게 달구었다. 바이오 의약품의 성공적인 상용화와 이에 따른 폭발적 매출 증가의 가장 큰 원동력은 항체 제작 및 개발 기술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대표적 항체관련 학회 중 학계 및 산업계에 대한 영향력이 큰 행사로 매년 12월초 캘리포니아 서남단 샌디에고(San Diego)에서 개최되는 ‘Antibody Engineering & Therapeutics’라고 불리는 “The Antibody Society”의 연례학회가 대표적이다. 이 학회의 발표 내용은 항체 학회지인 ‘mAb’ 저널에 주요 내용이 소개된다. 2009년까지는 미국과 유럽이 따로 개최하던 학회가 2010년부터 국제학회로 통합되고, 이전에 항체공학회와 항체의약품학회가 합쳐진 이후, 매년 학회는 크게 두가지 1)항체 엔지니어링 기술 2)항체 의약품 등 두가지 내용을 주요 의제로 진행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에서 항체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품의 수와 매출액의 규모로 쉽게 설명이 가능하다. 이번 항체학회의 발표자료를 간단히 인용해 보면, 2017년 12월10일 현재 승인된 항체 및 Fc-fusion 단백질 제품은 79종, 그리고 항체 기술이 응용된 2개의 CAR-T 제품을 포함하면 81개의 승인 제품이 있다. 임상 3상중인 항체 제품은 71종이 있다. 2016년 전체 바이오 의약품 1630억달러 매출에서 항체 및 Fc-fusion 단백질 제품 매출은 1070억달러에 이른다.
이번 샌디에고 항체학회의 하이라이트가 2018 새해를 맞이하는 한국의 제약업계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항체 학회의 전체 내용을 커버하기에는 무리다. 그러나, 대표적인 항체 연구분야의 중요한 트렌드의 변화를 파악해 보자는 의미에서 특별히 주목해 볼 몇가지 발표자료를 정리해 보았다.
I. 면역치료제(Immunotherapy) 강세 및 영역 확대
다양한 면역치료용 항체가 주목을 받는다. T cell, T cell, T cell이라고 표현될 수 있을 만큼 여전히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 항체들이 기존 CTLA4/PD-1/PD-L1 제품들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암 표적치료(tumor targeting)에 사용되던 물질들이 암 주변의 미세환경의 면역조절(immune-modulations in tumor-microenvironments) 물질로 강조되면서 면역치료제의 병용요법 혹은 이중항체 개발전략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T cell과 함께 대식세포(macrophage) 등의 면역계 다른 항암기능을 갖는 타깃에 대한 항체 개발이 증가하고 있다. Treg 세포의 depletion 전략으로 IL2-Fc를 개발한다거나, IL-2 부작용 감소를 위한 별도의 항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예와 같이 CD8 T-cell의 조절, 그리고 T 세포 혹은 NK 세포 등의 세포치료제 개발에도 타깃의 MoA(Mode of Action)에 기반한 항체기술 확보가 핵심적인 치료전략으로 진행중이다. 학계의 발표라 하더라도 흥미로운 결과 뒤에는 이미 벤처회사를 설립했거나 다국적 제약사들의 협조가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II. 적응증 확대 및 항체 전달기술 개선
2017년에는 Genentech의 또 다른 항 CD20 항체인 Ocrelizumab이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과 같은 신경계질환(Neuronal disorders)에 대한 항체치료제의 임상 성공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냈다. 이번 학회 keynote 4개 중 2개가 신경계 치료제를 주제로 선정할 만큼,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신경계의 난제가 항체를 통해 해결되기 시작했다는 선언에 가깝다.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는 Amyloid β 항체의 작동원리에 대한 발표 등과 더불어 BBB(Blood Brain Barrier)를 통과하여 항체를 뇌로 전달하는 기술의 발전은 현재 어떠한 치료제도 없는 알츠하이머병 (Alzheimer’s disease)에 대한 항체치료의 새로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같은 항체기술의 최신 핵심 용어는 면역신경생물학(Immuno-Neuroscience)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항체를 BBB에 통과시키는 기술, 주사가 아닌 흡입(inhalation)을 통해 항체 물질을 폐로 전달하는 기술, 세포 내로 항체 물질을 전달하는 기술 등으로 그동안 축적된 다양한 형태의 이중항체 및 nanobody 등의 혁신기술의 적용, 그리고 이러한 혁신 제품들이 타겟의 특성에 따른 부작용을 감소시켜 원하는 부위에서만 항체 활성이 배가되는 방식으로 치료제의 임상 적용 및 제품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III. 2018년 승인 예상 항체 신약들
최근에 매년 6~9개의 항체가 최종 판매 승인을 받고 있는 추세 속에, 2017년에는 10개의 신규 항체치료제가 제품 승인을 받았다. 2018년에는 이미 11개의 항체 제품이 막바지 승인 심사중이고, 12개가 추가로 판매 승인 신청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19개(9종 항암, 10종 기타)의 제품에 대한 임상3상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몇년 전인 2010년, 항체 학회의 화두 중 하나는 바이오시밀러였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하고자 학회에 참가했던 국내 기업들은 신속한 제품화 필요성을 확인했고, 남들보다 먼저 시장에 제품들을 출시했다. 신약 개발의 경우는 사정이 많이 달라서 단순한 속도로 게임이 끝나지 않고, 트렌드의 변화에 부응한 혁신이 집적되어야 한다. 최신 항체 동향을 분석, 활용하고 거대 항체신약의 시장 진출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는 국내 기업들이 더욱 분발하고 성공적인 2018년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