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항바이러스제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길리어드는 듀렉트 코퍼레이션(Durect Corporation)과 장기지속성 HIV 주사제를 개발 및 상용화하기 위해 3억2000만달러 이상 규모의 계약을 지난 22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길리어드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B형간염바이러스(HBV)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듀렉트의 SABER 플랫폼 기술을 이용할 수 있고, SABER 플랫폼 기반의 치료제에 대한 기술이전 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된다.
계약에 따라 길리어드는 계약금 2500만달러를 듀렉트에 지급하고, 개발 및 허가 마일스톤으로 7500만달러를 전달할 예정이다. 제품이 출시되면, 듀렉트는 판매 마일스톤과 전체 매출액에 대한 로열티를 포함해 최대 7000만달러를 받을 수 있다. 길리어드가 추가적인 SABER 플랫폼 기반의 HIV, HBV 치료제 옵션을 취득할 경우, 계약금, 개발·허가·판매 마일스톤 및 매출액에 대한 로열티로 제품당 1억5000만달러를 듀렉트에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소식으로 듀렉트의 주가는 30%가 넘게 오르기도 했다.
듀렉트는 후성유전학 조절제와 약물전달 플랫폼 기반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듀렉트의 ‘SABER(Sucrose acetate isobutyrate extended release)’는 생분해성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로, 전신 또는 국소적으로 치료 약물을 지속적으로 방출해 장기지속성 주사제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술이다. 듀렉트는 SABER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해 지속성 비오피오이드 진통 주사제 ‘포시미르(Posimir)’를 개발하기도 했다. 포시미르는 수술 후 최대 3일동안 수술 부위에 지속적으로 마취작용을 하는 부피바카인(Bupivacaine)을 전달해 수술부위의 통증완화를 돕는다. 듀렉트는 현재 포시미르의 신약승인신청(NDA)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길리어드는 지난 19일 노바티스의 항바이러스 프로그램 3개를 인수하기로 발표한 이후, 21일부터 24일까지 멕시코에서 열리는 제10회 국제에이즈학회(International AIDS Society, IAS)에서 HIV 환자 대상 2개의 임상3상 및 임상1b상 결과를 발표했다.
2개의 임상3상은 빅타비(Biktarvy, 성분명: bictegravir/emtricitabine/tenofovir alafenamide) 스위칭(Switching, 전환 처방) 효능을 관찰한 내용이다. 길리어드는 빅타비로 스위칭한 여성 환자의 96주차 장기 효능을 관찰한 결과로, 바이러스 억제(Virologic suppression)가 유지되며 빅타비 치료로 인한 이상반응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임상1b상은 HIV 캡시드 저해제 ‘GS-6207’의 개념증명(Proof-of-Concept) 임상으로, 이전에 HIV 캡시드 저해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없는 HIV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길리어드는 포스터를 통해 약물 투여 후 10일차에 GS-6207이 위약대비 HIV-1 RNA 수치를 유의미하게 낮췄다고 발표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약물 주입부위에서 스스로 제어가 가능할 정도로 관찰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