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3일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첫 단계인 300종의 후보항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최종 치료제 후보항체를 확보해 오는 7월말 인체 투여를 목표로 비임상(동물실험) 및 대량생산 공정개발을 최단시간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이날 2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서 회장은 앞선 12일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및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이후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액에서 항체 후보군(라이브러리)을 구축하고 항원에 결합하는 300종의 항체를 확보했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환자 면역세포 수령 후 3주 만에 치료제 개발에 핵심적인 첫 단계를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곧바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이용한 시험관 내 중화능 검증법을 진행하면서 2차 후보 항체군 선별작업에 돌입했다. 해당 중화능 검증법은 질병관리본부와 충북대학교와 협업해 진행한다. 이 검증법을 통해 선정된 후보 항체들은 동물 모델에서의 치료 효능, 항체 고유 특성 평가 등 일련의 추가적인 검증과정을 거쳐 최종 항체 선정까지 이어지게 된다.
또한 셀트리온의 자체 특허 기술인 고(高)발현 벡터를 적용한 세포주 개발, 생산 공정 개발, 제품 품질 보증을 위한 분석법 개발, 임상에 적용될 제형 등의 개발을 거의 같은 시기에 진행해, 비임상 및 임상 진입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서 회장은 "빠르면 오늘 7월 말부터 인체 투여가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임상 1상을 최단시간에 진행하고 유관기관과 협의해 2, 3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등 해외 주요 허가기관들의 지원 아래 글로벌 임상 계획도 병행하면서 치료제의 해외 공급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1개월에 약 100만명 분의 치료용 항체를 공급하는 대량생산 계획도 세워놨다.
셀트리온은 치료 항체를 보다 다양한 목적에 활용하는 연구개발 노력도 함께 진행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사스, 더 나아가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모두 중화시키는 ‘슈퍼 항체’ 선별 작업도 3월 중에 착수한다. 다양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있는 슈퍼 항체는 향후 코로나 바이러스에 변이가 일어나도 효과적인 중화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 연구진은 최종 치료 항체가 선정되면 이 항체가 가지는 백신 유사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백신의 목적도 체내 항체 생성이므로 치료용 항체를 투여하면 백신과 유사한 예방 효과를 낼 수 있어 관련 연구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제품은 코로나19에만 존재하는 S단백질을 검출하는 방식이어서 코로나19 양성 판정 표준 진단법인 RT-PCR에 근접한 성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4월 말 시제품 생산을 완료하고 5월 말까지 임상을 완료해 유럽 수출용 CE인증 을 필두로 한국과 미국에서도 유관기관에 인증을 신청할 계획"이라면서 "인증이 완료되는 즉시 유럽, 미국, 중동 지역 국가들에 우선 보급해,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속도를 낮추는 데 일조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