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 세 번째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트룩시마’의 국내 허가를 받았다. 현재 개발을 완료한 바이오시밀러 3종 모두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하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 청사진도 순항 중이다.
셀트리온은 독자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판매허가를 승인받았다고 17일 밝혔다.
트룩시마는 류마티스관절염 및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체의약품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다.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 중인 맙테라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약 8조원의 매출을 올린 대형 제품이다.
트룩시마의 판매허가 획득으로 셀트리온은 램시마(2012년 7월 허가), 허쥬마(2014년 1월 허가)와 함께 세 개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보유하게 됐다. 램시마는 국내에서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고 유럽과 미국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허쥬마는 국내외 시장을 동시 공략하겠다는 목표로 아직 국내 발매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유럽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의 트룩시마 허가는 까다로운 개발 과정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맙테라 바이오시밀러는 항암제 특성상 임상환자 모집이 쉽지 않을 뿐더러 분자구조가 복잡하고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수준으로 제제를 개발하는 것이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삼성전자가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 글로벌 임상시험에 돌입했다가 약 8개월만에 중단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아스트라제네카가 합작해 설립한 아키젠 바이오텍이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다시 나섰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산도스, 암젠, 화이자 등이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임상3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이중 가장 빠른 행보다.
트룩시마의 국내 허가로 해외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시판허가를 받을 때 현지 보건당국에서는 원 개발국에서의 허가 여부를 가장 먼저 따져본다”고 했다.
램시마의 경우 지난 2012월 유럽 허가를 신청한지 1년 5개월만인 2013년 8월 허가를 획득했다. 유럽에서 램시마 허가 검토를 진행 중이던 2012년 8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트룩시마의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셀트리온 측은 "이번 식약처의 판매허가에 따라 EMA로부터의 판매허가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유럽 승인 후 2017년 상업판매에 돌입해 후발 주자들과의 시장 격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도 세계에서 개발속도가 가장 빠르다. 암젠, 화이자,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1~2년 가량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트룩시마와 허쥬마 모두 유럽과 미국에서 순조롭게 허가를 받게 되면 셀트리온은 3종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뛰어들게 된다. 이들 바이오시밀러 3종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세계 시장에서 연간 25조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 중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의 빠른 개발 속도 이외에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판매를 통해 구축한 신뢰도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플레이어 중 램시마를 가장 먼저 내놓고 장기 처방과 축적된 임상결과를 통해 확고한 신뢰도를 구축했다.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경쟁 업체의 바이오시밀러보다는 유리한 위치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