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미약품(Hanmi Pharmaceutical)이 표적항암제로 개발하는 EZH1/2 이중저해제 ‘HM97662’의 비임상 약동학(pharmacokinetic, PK) 데이터를 활용한 약동학적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결과를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현지시각) 미국 호놀룰루에서 열린 세계약물연구학회(ISSX 2024)에서 포스터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EZH(enhancer of zeste homolog) 단백질은 ‘유전자 조절 스위치’로 세포내 특정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해 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때 EZH1과 EZH2는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 복합체인 폴리콤억제복합체2(polycomb repressive complex 2, PRC2)를 이루는 핵심 요소로, 두 인자를 동시에 저해하게 되면 PRC2를 더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EZH2만 선택적으로 저해할 경우 EZH1이 상보적으로 활성화돼 약물 내성을 유발할 수 있어, EZH2와 EZH1을 동시에 억제하는 방식이 단일기전 대비 더 높은 효능과 내성극복 가능성을 가진다. 한미약품은 전임상에서 HM97662의 항암 효능을 확인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HM97662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NCT05598151).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임상 코호트1 용량(50mg)에서 약동학 프로파일과 비교했을 때 높은 예측력을 확인한 결과를 공개했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도출된 약동학과 약력학 프로파일의 상관관계를 활용한 이행연구 접근(translational approach)을 통해 임상 효력 용량, 효능 결과를 보다 정교하게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임상 1상 시험의 효능 수준에서 추가 모델을 검증하고 약동학/약력학(PK/PD) 관계를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하반기 글로벌 학회 등 해외 무대에서 HM97662의 연구 현황을 본격적으로 공유하고 있고 각국 전문가들이 이 약물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며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제약기업 본연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HM97662에 대한 국가 연구비 지원에 힘입어 보다 빠르게 임상에 진입할 수 있었다”며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여러 암 종에서 새로운 기전의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 치료제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HM97662는 2021년 미충족 의료 수요가 있는 분야의 항암제 개발을 위한 국가지원 신약개발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