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우울증 치료에 새로운 희망이 생길까? 이제까지와는 다른 작용기전을 가진 새로운 계열(class)의 항우울제 신약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J&J는 최근 비강내로 흡입하는 케타민(ketamine) 우울증 치료제인 'Esketamine'의 유의미한 임상2상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상2상 결과는 JAMA Psychiatry에 게재됐다.
현재 J&J는 기존약물에 대한 저항성 및 자살 확률이 높은 우울증환자(MDD with imminent risk of suicide)를 대상으로 esketamine의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Esketamine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신약(breakthrough therapy)으로 지정받은 약물이다. J&J는 2020년 약물시판을 목표로 한다.
케타민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빠른 효능'이다. 일반적인 SSRI(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계열의 우울증 치료제는 효과를 볼 때까지 3~4주가 소요된다. 이 마저도 35%의 환자군에 국한된다. 반면 케타민은 빠르면 1시간 안에 효능이 나타난다. 기존의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에도 적용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계열의 약물이다. 그러나 케타민은 신경세포의 신호전달에 핵심적인 NMDA(N-methyl-d-aspartate) 수용체를 억제하는데서 비롯되는 임상적 부작용으로 약으로 개발되는데 난관이 있다고 평가됐다.
J&J는 이를 비강투여 방식으로 극복했다. 기존의 약물은 경구투여방식이다. J&J에 따르면 케타민을 비강제형으로 주입할 경우 NMDA 수용체에 더 효과적으로 결합한다. 또한 기존약물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 환자에도 효과를 가진다는 설명이다.
임상2상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정도를 측정하는 MADRS 지표를 측정한 결과, esketamine 투여 환자군에서 우울증 증상이 대조군 대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총 126명의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과거에 2개 이상의 항우울제에 대해 부적절한 반응을 보인 환자가 선별됐다. J&J는 3개의 투여군에서 확인한 결과, 용량의존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모두 유의미한 증상개선을 보였음을 강조했다(28mg(p=0.02), 56mg(p=0.001), 84mg(p<0.001)). 또한 esketamine의 투여빈도를 줄인 그룹(2주~격월 한번투여)에서도 향상효과는 9주까지 지속됐다.
반면 임상에서 4명의 환자가 부작용으로 약물투여를 중단했으며, 대조군에서는 약물중단 건이 없었다. 주요 부작용은 어지럼증(dizziniess), 두통(headaches), 해리증상(dissociative symptom)이다. 단 해리증상은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Husseini Manji J&J 신경과학분야 책임자는 "3분의1에 해당하는 우울증환자는 기존치료요법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FDA로부터 승인받을 경우 esketamine은 50년간 불응성 우울증환자를 치료하는데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J&J 이외 케타민을 기반으로 한 신약개발로 가장 앞서가는 회사는 엘러간(Allergan)이다. Rapastinel는 케타민을 정맥투여로 주입하는 형태로, 현재 임상3상 단계에 있다. Rapastinel는 환자에 30초 안에 투여할 수 있으며, 환각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진다. Rapastinel도 FDA로부터 혁신신약으로 지정됐으며 2019년 임상이 종료될 예정이다.
한편, esketamine은 신경활성을 증가하는 글루타메이트 수용체(glutamate recpetor)를 조절하는 약으로 신경세포 간의 시냅스연결(synaptic connections)을 회복시켜준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