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연구진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치료 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는 유전체 기반 바이오마커를 규명했다.
25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의 김종원 교수팀(진단검사의학과)은 최근 '백혈병 유전자의 깊은 분자학적 반응(Deep molecular response, DMR)' 예측이 가능한 바이오마커 'HMGCLL1'에 대한 연구결과를 혈액학 분야 권위지인 ‘루케미아(Leukemia)’ 저널에 게재했다. DMR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주원인 유전자인 BCR-ABL 수치가 거의 검출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조혈모세포 비정상 증식으로 발생하는 혈액암의 일종으로 주로 동종골수이식 또는 원인 유전자 표적 치료제인 이매티닙(글리벡)이 질병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약제 투약 후 치료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의 경우 재발가능성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가 없는 관계로 투약 중단 결정은 의사의 경험적 판단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이매티닙 투약 치료중인 만성골수성백혈병 한국인, 서양인 환자 총 471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약 5년간 모니터링 및 분석했으며, 실험적으로 유전자 조절을 통해 연구 결과를 검증했다. 검증결과 원인 암 유전자인 BCR-ABL이 지속적으로 검출되는 환자에게서 HMGCLL1의 특정 유전자형이 관련을 보이는 현상을 확인했다. HMGCLL1 유전자가 만성골수성백혈병 세포 생존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HMGCLL1 유전자 바이오마커를 발굴했고 서양인의 유전체에서도 일관성 있는 결과를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HMGCLL1 유전자의 기능 연구를 통해 기존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내성을 보이는 원인 변이를 가진 암세포주에서도 이 유전자의 조절에 따라 만성골수성백혈병 관련 세포주를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기존 항암제의 내성을 가진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김종원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투약기간이 수년으로 길기 때문에 재발가능성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가 꼭 필요하다"면서 "이번 연구개발을 통해 안전하게 약물복용을 중단하는 백혈병의 기능적 완치 및 고가의 의료비 부담 경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희귀질환 중개연구센터, HI12C0022)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