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올해 국내 바이오기업 19곳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기업 재평가 분위기속에서 이들 코스닥 새내기들은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31일 바이오스펙테이터 자체 집계 결과, 올해 바이오기업 코스닥 상장은 이노테라피를 시작으로 천랩으로 마무리해 총 19곳으로 집계됐다. 기술특례와 성장성특례만으로 17곳이 상장했던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은 총 10곳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다였던 2018년(16곳)과 비교하면 38%가 줄었다. 상반기 이노테라피(2월), 셀리드(2월), 지노믹트리(3월), 수젠텍(5월), 마이크로디지탈(6월), 압타바이오(6월)가 하반기 티움바이오(11월), 제이엘케이인스펙션(12월), 메드팩토(12월), 천랩(12월)이 상장했다.
대신 성장성 특례와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요건)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하는 기업이 늘었다. 성장성 특례는 주관사가 주가 부진의 책임을 일부 떠안는 조건으로 상장 요건을 완화해주는 제도로 올해 바이오기업이 적극 활용했다. 성장성 특례는 2018년 셀리버리 한 곳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올리패스, 라파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신테카바이오 등 4곳이 성장성 특례를 택했다.
제테마와 리메드는 테슬라 요건 상장 트랙을 이용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테슬라 상장은 독창적인 사업 모델을 보유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일정한 요건(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등) 충족시 상장의 기회를 주는 제도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바이오기업은 지노믹트리, 수젠텍, 리메드로 3곳에 그쳤다. 젠큐릭스, 툴젠, 노브메타파마가 올해 한차례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자진철회하는 등 진통이 많았다. 정부는 올해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 상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혔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올해 상반기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들은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약물혼용 사태, 헬릭스미스 신라젠 등의 임상 3상 실패 등의 여파가 전체 산업군으로 미치면서 큰 폭의 주가 하락에 힘들어했다. 반면 하반기 상장한 기업들은 깐깐한 상장 심사와 바이오기업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재평가하는 시장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티움바이오, 메드팩토, 천랩 등은 상장 공모가를 목표보다 낮춰야 했다.
올해 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의 공모가 대비 주가(12월 30일)를 비교한 결과, 60%에 해당하는 11곳이 공모가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젠텍과 마이크로디지탈의 주가가 각각 공모가 대비 54.3%, 36.7%가 빠져, 하락폭이 컸다. 그나마 4분기들어 코스닥 바이오기업들이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하락폭을 줄였다. 반면 공모가를 상회한 곳은 8곳으로 레이가 114.5%로 두배가량 뛰었고 티움바이오(47.1%), 신테카바이오(29.2%)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