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지난해를 기점으로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분야는 이전과는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마일스톤으로 아스트라제네카는 ADC 분야의 선두 주자인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하는 HER2 ADC ‘DS-8201(제품명: 엔허투)’을 계약금 13억5000만달러를 포함해 총 69억달러에 일부 지역의 개발권과 상업화 권리를 사들였다. 지난 10년 동안 있었던 라이선스 계약 가운데 단일 신약으로 가장 높은 계약금을 받은 딜로 기록됐다. 상업화도 본격화되고 있는데, 지난해 엔허투를 포함해 지난해만 총 3개의 ADC 신약이 승인받았다. ADC 업계의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국내 바이오텍으로는 레고켐바이오가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3월 레고켐바이오는 다케다에 차세대 ADC 링커기술을 최대 4억달러에 기술이전하는 성과을 냈고, 글로벌 제약사 3곳과 물질이전계약(MTA)를 맺고 레고켐바이오의 링커 기술을 평가 중이다. 현재 레고켐 전체 인력의 반 이상이 ADC에 투입될 정도로 집중도가 높으며, 글로벌에서 차세대 ADC 링커 플랫폼 회사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런데 올해부터 회사에 변화가 예고된다. 김용주 대표가 회사 설립 초기부터 강조했던 ‘길리어드 모델’을 본보기로, 플랫폼 회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겠다는 것. 김 대표는 데일리파트너스가 주최해 대전 롯데시티호텔에서 열린 ‘2020년 상반기 대전 유망바이오 기업IR 컨퍼런스’에서 해당 내용을 지난 8일 발표했다. 그의 생각을 들어보자.
“작년에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플랫폼 기술은 지금처럼 한 축으로 가되, 지금까지 연구개발한 ADC 신약 후보물질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연구 중심의 바이오텍이 처음부터 임상에 들어가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다. 길리어드도 초기 단계에는 신약 후보물질을 다 팔았고 실력이 쌓이고 나서야 임상개발을 직접 진행했다. 우리는 고민 끝에 비임상 단계에 있는 ADC 신약 3개의 임상개발을 직접 진행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으로 가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