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스프링 뱅크 파마슈티컬스(Spring Bank Pharmaceuticals)가 STING(Stimulator of interferon genes) 활성화 기전의 만성 B형간염(HBV) 치료제 연구개발을 중단한다.
스프링 뱅크는 29일(현지시간) CATALYST 2 임상2b상에서 HBV 환자의 치료제로 적용하던 ‘이나리기비르 소프로실(inarigivir soproxil)’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상 중 치료 관련 심각한 이상반응으로 환자 1명이 사망한 사례가 발생해 환자의 안전성 문제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덧붙여 스프링 뱅크는 HBV 치료제 연구개발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나리기비르는 바이러스 복제를 저해하고, 세포 내 인터페론(interferon) 신호전달 기전을 유도하기 위해 세포 표면 단백질인 RIG-1(retinoic acid-inducible gene 1)에 결합하도록 고안된 경구용 면역조절제다. 결과적으로 RIG-1이 선천면역에 관여하는 STING 신호전달을 활성화해 항 바이러스 반응을 보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스프링뱅크는 치료받은 경험이 없거나, 바이러스가 억제된 만성 HBV 환자를 대상으로 이나리기비르 400mg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CATALYST 글로벌 임상2상을 진행했다. CATALYST 임상은 2 파트(CATALYST 1, CATALYST 2)로 나뉘어 이나리기비르 400mg 단독요법 또는 핵산치료제와 병용하는 치료법으로 진행됐다.
스프링뱅크는 지난해 7월 CATALYST 2 임상의 HBV 환자에게 이나리기비르 400mg을 처음 투약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12월 말 임상2b상에 등록된 모든 환자에게 이나리기비르 투약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 3명에게서 간세포 기능 장애(hepatocellular dysfunction)가 관찰되고, 간 손상 정도를 반영하는 혈중 ALT(alanine aminotransferase) 수치가 상승한 결과로 투약을 중단한 것이다.
현재 스프링 뱅크는 CATALYST 2 임상에 참여한 모든 환자의 안전성 데이터를 평가 중이다. Martin Driscoll 스프링 뱅크 파마슈티컬스 대표는 “데이터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 임상시험 조사관, 외부 전문가와 협력해 적절한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CATALYST 2 임상에서 나오는 모든 정보와 이나리기비르를 적용하는 전체 임상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스프링 뱅크는 HBV 환자에게 이나리기비르 200mg을 적용한 이전 ACHIEVE 임상2상에서 항 바이러스 효능을 확인하기도 했다. 스프링 뱅크가 지난해 4월 발표한 ACHIEVE 임상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이나리기비르 200mg을 단독 투여한 환자군에서 HBV DNA가 평균 1.54log10 감소하고, HBV RNA가 평균 1.14log10 감소한 것이 관찰됐다. 또한 적은 용량의 이나리기비르에 반응하지 않은 e항원(HBeAg) 양성의 환자에게서 이나리기비르 200mg은 균일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였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경증~중등도 수준이었으며, 위약군에서 관찰된 이상반응과 유사한 정도였다. 이에 스프링 뱅크는 ACHIEVE 임상을 마치고, CATALYST 글로벌 임상2상에 들어간 것이다.
스프링 뱅크는 이번 HBV 연구개발 중단 발표에서 면역항암제와 염증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언급했다. 스프링 뱅크는 STING 작용제 플랫폼을 적용한 ‘SB 11285’, ‘SB 11736’을 이용해 각각 암 대상의 임상1a/1b상, 염증질환 대상의 전임상 단계에서 효능을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