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올해 국내제약사들의 의약품 기술 수출이 지난해보다 건수와 규모 모두 큰 폭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기록적인 기술수출을 연이어 체결한 탓에 상대적으로 올해 성과가 미미한 것으로 비춰지는 착시현상이다.
2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약기업 기술수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국내제약사들은 총 8건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지난 1월 종근당이 일본 후지제약공업에 기술수출한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11101’를 시작으로 안트로젠, 제넥신,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크리스탈지노믹스, 일양약품 등이 기술 수출 대열에 가세했다.
전체 기술 수출 규모는 계약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종근당을 제외하고 약 8259억원(7억2446만달러, 1달러 1140원 적용)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기술 수출 건수와 규모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총 25건의 기술 수출이 체결됐고 계약 규모는 비공개 계약 8건을 제외하고 총 8조1004억원(28억4593만달러+39유로+200억원, 1달러 1140원, 1유로 1240원 적용)에 달했다.
지난해 9월까지와 올해 9월까지 같은 기간을 비교해도 지난해 기술 수출 건수와 규모가 월등히 많았다. 지난해 9월까지 체결된 기술 수출은 총 17건으로 올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수출 규모는 약 1조6000억원(15억9800만달러+200억원)으로 올해보다 2배 가량 많았다.
이 자료에는 한미약품이 올해 9월29일 발표한 9억1000만달러(약 1조374억원) 규모의 제넨텍 기술 수출이 누락됐는데, 제넨텍 기술 수출을 포함하면 올해 9월까지의 기술 수출 계약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유사한 수준으로 집계된다.
물론 계약 조건에 따라 상품화 단계 도달시 받는 금액을 계약 규모로 발표하기도 하고 일부 계약은 예상 공급 규모를 전체 규모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계약 규모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계약 건수만 살펴봐도 올해 기술 수출 성과가 지난해에 못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초대형 기술 수출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면서 올해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비춰지는 착시현상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에만 약 8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복지부는 제약기업 기술수출 현황 자료에 최근 파기된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의 7억3000만달러(약 8322억원)‘올리타’ 기술 수출 계약을 제외했는데,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리타의 권리를 반환했지만 이미 한미약품은 6500만달러(약 741억원)을 수취했기 때문에 계약 성과가 모두 허공으로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미약품의 베링거인겔하임 기술 수출 성과를 포함하면 지난해 전체 기술 수출 성과와 올해 성과의 격차는 더욱 커진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