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국내 신생 바이오텍 오름테라퓨틱은 시리즈A에서 90억원을 투자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인터베스트(InterVest), LB 인베스트먼트, KB/솔리더스(Solidus) 인베트스먼트(공동 펀드)가 참여했다. 오름테라퓨틱은 30년 동안 신약개발에 실패한 타깃인 'RAS 변이'를 잡는 세포침투 항체기술을 상용화에 가속도를 낸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투자자금은 악성종양을 야기하는 활성화된 RAS를 겨냥하는 첫번째 프로그램에 투입할 것"이라며 "2019년에 임상 1상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오름테라퓨틱의 세포침투 항체는 세포막을 통과해 암을 유발하는 핵심 신호단백질인 RAS 돌연변이를 직접 표적한다. RAS는 원래 세포분열, 성장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변이가 생기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변이로 인해 신호전달과정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종양세포가 증식∙성장하는 원동력이 된다. 암을 유발하는 '분자스위치'로 비유되기도 한다. 라스 돌연변이는 가장 널리 알려진 종양유발인자로 약 30% 종양에서 발견된다. 췌장암에서 약 95%, 대장암에서 약 52%,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약 30%가 발현한다고 알려져 있다.
RAS는 단백질이 갖는 특성상 약물표적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평가받으며, 세포막 안쪽에 위치해 항체로도 접근하지 못하는 타깃이다. 그런데 오름테라퓨틱의 세포침투 항체는 세포질로 침투하면서 동시에 RAS 변이를 겨냥하는 새로운 해결책이다.
지난달 항체기술 개발자인 김용성 아주대학교 교수(공동 창립자) 연구팀이 RAS에 결합하는 세포침투 항체가 대장암, 섬유육종 동물모델에서 항암효과를 가진다는 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하면서, 외신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세포침투 항체기술은 기존 항체치료제가 접근하지 못하는 세포막 안의 50% 질환유발 단백질을 겨냥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가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발표된 논문을 통해 오름테라퓨틱의 독자적인 항체기술이 종양모델에서 항암효과를 가진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우리 기술은 췌장암, 대장암, 비소세포폐암에서 RAS를 타깃하는 'first-in-class' 치료항체로서의 가능성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오는 18일부터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제약 전시회인 'BIO USA 2017'에도 참가한다. 이 대표는 "이번 행사에 참가해 오름테라퓨틱의 기술에 관심을 갖는 다국적 제약사, 해외 투자자 등을 만나고 항체 연구개발을 위한 CRO와도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