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국내에서 개발한 이중항체가 처음으로 임상에 돌입한다. 항체 전문 바이오텍인 에이비엘바이오(ABL바이오)는 설립한지 1년 6개월 만에 차제 이중항체 신약후보물질인 'ABL-001'로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9일 ABL-001의 임상 1상을 승인했다.
ABL001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와 Dll4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항체로 종양 증식∙전이에 필수적인 신혈관 생성작용을 억제하고, 동시에 Dll4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항종양(anti-tumor) 기전을 가진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공동으로 ABL001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임상1상은 삼성서울병원에서 표준치료법 부재 및 표준항암요법에 실패한 진행성 고형암 환자 1a상 24명, 1b상 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ABL001(제품명, NOV1501)의 안전성, 내약성(tolerance), 약동/약력학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다. 이외에도 환자에서 ABL001의 적정용량 결정 및 항암효능을 테스트한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회사 설립한 이후 첫번째 마일스톤을 일궈낸 것으로 현재 첫번째 환자 투약시기를 조정하고 있는 단계"라며 "임상1상을 완료한 후 글로벌 기술이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경쟁사로는 온코메드-셀젠의 'OMP-305B83'가 최근 임상1b상에 돌입했다. 이외 애브비의 ' DVD-IgG', 리제네론, 메드이뮨(medimmune)가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001이 경쟁사와 대비해 위암 적응증에서 우수한 효과를 가질 것으로 예상하며 생산수율에서도 경쟁력을 가진다고 밝힌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001 이외에도 다양한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항암제로 PD-1과 동시에 암세포를 타깃하는 이중항체를 연구개발 중이다. PD-1을 겨냥해 암세포 제거에 핵심적인 T세포를 종양으로 모이게하는 기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플랫폼이다. 국내에서 이와 유사한 플랫폼으로 한미약품이 올해초 JP모건헬스케어에서 펜탐바디를 발표한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퇴행성 뇌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이중항체 파이프라인도 진행 중이다. ABL301은 파킨슨병환자를 겨냥하는 이중항체로 혈뇌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물질에 결합하면서, 파킨슨병에서 문제가 되는 알파시누클레인을 저해하는 원리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활발한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 N-terminal 접합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 결합체)로 ABL201-203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동아에스티와 항체신약 연구개발에 나섰다. 이외에도 회사는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등 해외에서 기술이전 및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내년에 알파시누클레인을 겨냥하는 이중항체와 레고켐바이오와 공동연구를 진행 중인 ADC 파이프라인이 비임상 독성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며 "1년 내에 몇건의 의미있는 마일스톤이 나올 것"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