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비영리 연구기관 메디나파운데이션(Fundación MEDINA), 소외질환신약개발재단(DNDi, Drugs for Neglected Diseases initiative)과 라카이사 헬스리서치 2020(la Caixa Health Research 2020) 프로그램이 지원하는 리슈만편모충증·샤가스병 천연물 신약개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고 29일 밝혔다. 라카이사는 본 공동연구를 위해 3년간 총 95만5000유로를 지원한다.
리슈만편모충증과 샤가스병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이 사망에 이르는 열대성 소외질병이다. 주로 개발도상국의 빈곤하고 소외된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지만, 선진국에서도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의 약물 내성 증가 및 부작용 발생 등의 문제로 인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메디나-소외질환신약개발재단-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협력하여 신약개발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3개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서로의 전문 지식을 접목하고 기존 연구협력을 통해 창출한 선행 데이터를 활용할 예정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이미지 기반 세포 스크리닝 기술을 사용하여 메디나가 보유한 방대한 양의 미생물 천연물 라이브러리의 효능을 분석한다. 또한 연구소의 첨단 세포 이미징 기술을 접목한 이미지 기반 '기생충 페인팅' 분석법을 신규 개발 및 활용하여 새로운 화합물의 작용기전을 규명하고, 효능이 우수한 화합물을 선정하여 후속 연구개발로 연계할 예정이다.
Olga Genilloud 메디나의 과학 책임자는 “이번 공동연구의 독특한 파트너십과 다학제적인 접근법을 통해 현재 거의 공란으로 남아있는 두 질병의 전임상 연구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수 있을 것” 이라며 “공동연구를 통해 천연물 라이브러리를 열대성 소외질병 신약개발에 활용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Jean-Robert Ioset 소외질환신약개발재단의 시니어 신약개발 책임자는 “본 프로젝트를 통해 신규기술을 활용하여 기생충의 행동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천연물은 항감염제 연구개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 열대성 소외질병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주환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리슈마니아연구팀장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천연물 신약개발, 초고속대용량 스크리닝, 열대성 소외질병 신약개발 등 각 분야의 리더가 뜻을 함께한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연구협력”이라며 “상호 보완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연구협력을 추진하여 운동핵편모충류의 감염을 억제하는 천연물 기반 신규 약물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