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사이토키네틱스(Cytokinetics)가 미오신 저해제(myosin inhibitor) ‘아피캄텐(aficamten)’의 폐쇄성 비후성심근병증(oHCM) 임상3상에서 운동능력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긍정적인 탑라인 결과를 내놨다.
이번 아피캄텐의 임상결과가 발표된 후 사이토키네틱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83.57%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81억8300만달러(한화 10조5495억원)를 기록했다.
사이토키네틱스는 올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심부전 치료제 후보물질 ‘오메캄티브(omecamtiv)’를 승인거절 받았다. 이어 4월에는 ‘렐데셈티브(reldesemtiv)’의 루게릭병(ALS) 임상3상에서 실패한 후 아피캄텐의 임상개발에 집중해 왔다. 사이토키네틱스는 유럽의약품청(EMA)에 오메캄티브의 조건부판매허가(MAA)를 신청했으며, 렐데셈티브의 임상개발은 중단한 상태다.
만약 아피캄텐이 시판되면 oHCM 치료제로 지난 2022년 FDA로부터 승인받은 BMS의 미오신 저해제 ‘캠지오스(Camzyos, mavacamten)’와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캠지오스는 BMS가 지난 2020년 마이오카디아(Myokardia)를 131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에셋이다.
사이토키네틱스는 27일(현지시간) 미오신 저해제 아피캄텐의 oHCM 임상3상에서 운동능력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며 1차종결점을 충족시킨 임상3상(NCT05186818, SEQUOIA-HCM 탑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사이토키네틱스는 282명의 oHCM 환자를 아피캄텐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임상을 진행했다. 1차종결점은 24주차시점에서 심폐운동능력검사(cardiopulmonary exercise testing, CPET)로 측정한 최대산소섭취량(pVO2) 차이로 설정했다.
임상 결과 CPET로 측정한 pVO2 변화는 아피캄텐 투여군에서 위약과 비교해 1.74mL/kg/min(95% CI: 1.04~2.44, p=0.000002) 차이를 보이며 임상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운동능력을 개선했다(improved exercise capacity). 아피캄텐의 치료효과는 베타차단제(beta blocker) 치료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하위그룹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베타차단제는 oHCM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데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외에도 아피캄텐은 12주차와 24주차시점에서 분석한 좌심실유출관(LVOT) 구배 변화, 심부전 심각도 지표인 NYHA(New York Heart Association), 삶의질 지표인 KCCQ-CSS 등 10개 2차종결점을 모두 유의미하게 개선했다(p<0.0001).
아피캄텐은 위약과 유사한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치료관련 심각한 부작용은 아피캄텐 투여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8명(5.6%), 13명(9.3%)였다. 50% 미만으로 낮아진 좌심실 박출률(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 LVEF)은 아피캄텐 투여군과 위약군 각각 5명(3.5%), 1명(0.7%)로 나타났으며, 낮은 LVEF로 인해 심부전이 악화되거나 치료를 중단한 사례는 없었다.
이는 경쟁약물인 BMS의 캠지오스와 비교해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캠지오스는 LVEF 감소, 수축기 기능장애로 인한 심부전 유발 위험 등의 안전성 문제로 인해 심부전 위험경고문(Boxed warning)이 부착돼 시판 중이다.
사이토키네틱스는 이번 임상의 전체결과를 향후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폐쇄성 비후성심근증(oHCM)은 만성 진행성질환으로 심장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돌연변이로 인해 심장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병이다. 이는 심실의 이완능력과 혈액 충진능력을 저하시켜 환자의 운동능력을 낮추고, 흉통, 현기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갑작스런 심장관련 사망위험 증가와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틴 마론(Martin Maron) 미국 터프츠대 교수이자 수석임상의는 “심장에서 미오신 억제는 증상을 보이는 oHCM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며, 이번 임상에서 인상적인 결과를 보게돼 기쁘다”며 “아피캄텐은 치료를 방해하는 낮은 LVEF 사건없이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운동능력 개선을 보였다”고 말했다.
페디 말릭(Fady I. Malik) 사이토키네틱스 연구개발 부사장은 “이번 임상결과는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모두 기대를 충족시켰으며, oHCM 환자에게 신속하고 지속적인 효과와 함께 운동능력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며 “내년 학회에서 이번 임상의 전체결과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이토키네틱스는 아피캄텐을 베타차단제인 메토프로롤(metoprolol)과 비교하는 oHCM 임상3상(NCT05767346, MAPLE-HCM)과 비폐쇄성 HCM을 대상으로 아피캄텐의 효능을 분석하는 임상3상(NCT06081894, ACACIA-HCM)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