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크리스토퍼 비바커(Christopher Viehbacher) 바이오젠 CEO
바이오젠(Biogen)은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과 동일시되는 회사로, 그렇기 때문에 첫 아밀로이드베타(Aβ) 기전 약물의 상업적 실패 이후 고통의 시간을 온전히 감내해야 했다. 바이오젠은 지난 2022년 11월 ‘혁신 옹호자(strong advocate for innovation)’라고 불리는 크리스토퍼 비바커(Christopher Viehbacher) CEO를 영입하고, 2년 넘게 인력과 파이프라인에 걸쳐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이러한 험난한 과정을 반영하듯, 바이오젠의 주가는 12여년만에 최저점을 찍고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이라는 표면적인 모습과는 달리, 바이오젠은 수면 아래서 계속해서 변화하며 사실상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초점을 강화하고 있다. 여전히 바이오젠의 정체성은 알츠하이머병이다. 비바커 대표는 올해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컨퍼런스(JPM 2025)에서 알츠하이머병 영역을 설명하는데 3분의2에 해당하는 시간을 할애하며 “베팅을 늘리고 있다(doubling down on Alzheimer's)”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전히 이 분야의 잠재력을 믿고 있다”며 “아무도 알츠하이머병에서 바이오젠 만큼 일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비바커 대표는 장기적 관점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고, 성장하는 회사로 변모시키기 위해 그동안 굵직한 M&A 딜 2건을 체결했다. 그는 2년간의 사투 끝에 한층 달라진 모습으로 “적어도 개인적으로 2024년은 전환점이 된 해(watershed year)”라며 “파이프라인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바이오젠은 2023년 리아타 파마슈티컬(Reata Pharmaceuticals)을 73억달러에 인수하고, 지난해에는 하이바이오(HI-Bio)를 최대 18억달러에 인수했다.
여전히 바이오젠은 장기전을 치르고 있고, 2030년 이후부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바이오젠의 고민은 현재의 알츠하이머병 시장과,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또 비바커 대표가 이전 사노피에서 CEO로 6년동안 있으면서 글로벌 회사로 탈바꿈시킨 저력이 있는 만큼, 바이오젠에서 어떤 시각으로 사업개발(BD)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장시키고 있는지도 주목해야할 관전포인트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