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Regeneron Pharmaceuticals)의 CD29xCD3 이중항체 ‘REGN1979’가 높은 객관적반응률(ORR, Overall Response Rate), 완전반응(CR, Complete Response)을 보여 주목을 받고있다. CAR-T 치료에 실패한 B세포 림프종 환자에게서 확인된 긍정적인 반응은 치료제가 없는 상황을 극복할 해결책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제네론은 재발성/불응성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B-NHL) 환자에게 CD20xCD3 이중항체 ‘REGN1979’를 적용한 임상 1상의 업데이트 결과를 13일부터 16일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24회 유럽혈액학회(EHA)에서 지난 15일 발표했다.
REGN1979는 B세포 표면의 종양 단백질인 CD20과, T세포 수용체인 CD3에 이중 특이성을 보여 종양을 공격하도록 설계된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리제네론은 이전에 항 CD20 항체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CD20 양성의 B세포 악성종양 환자 81명(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45명, 1-3a 단계의 소포성 림프종 21명, 외투세포 림프종 6명, 변연부 림프종 6명, 기타 B-NHL 3명)에게 REGN1979를 적용해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용량증량 임상 1상(NCT02290951)을 진행했다. 임상에 등록된 환자 중에는 CAR-T 치료 후 병이 진행된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도 있었다. 리제네론은 이 환자들에게 12주동안 매주 REGN1979를 정맥투여했다. 이후 12주동안은 격주로 REGN1979를 투여하고, 15개월동안 추적 관찰했다. 리제네론은 임상의 1차 종결점으로 REGN1979의 안전성, 내약성, 용량제한독성(DLT)를 평가하고, 2차 종결점으로 약동학적 특성, 면역원성, 항종양 활성을 평가했다.
리제네론은 추가 평가 대상 환자로부터 얻은 예비 결과를 포함해 지난 3월 15일까지의 업데이트 데이터를 모아 용량증량 임상에 등록된 전체 환자 중 특정 용량을 처방받은 환자군의 결과를 정리했다. 그 결과, REGN1979 5mg 이상(5-320mg)을 투여받은 1단계-3a 단계의 재발성/불응성 소포성 림프종(FL) 환자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완전반응(CR) 71%(10/14명)를 포함해 93%(13/14명)였다. 또한, REGN1979 80-160mg을 투여받은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57%(4/7명)로, 4명 모두(100%)가 완전반응(CR)을 보였다. 이들 중에는 항 CD19 CAR-T 세포 치료 후에도 병이 진행된 환자 4명 중 2명이 포함됐다.
Israel Lowy 리제네론 종양학 부문 임상-중개과학 담당 대표는 “현재까지 CAR-T 치료 후에도 병이 진행된 환자를 위한 치료제가 없는 상태”라며, “리제네론은 이번 임상에서 CAR-T 치료에 실패한 환자 2명이 REGN1979 80mg을 투여받고 완전반응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REGN1979의 독성에 대한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 3월까지 전체 8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치료 후 이상반응(TEAE)'은 발열(83%),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57%), 오한(54%), 감염(49%), C 반응성 단백질 증가(38%), 피로(38%), 빈혈(36%), 혈소판 감소증(30%)으로 확인됐다. 임상에서 용량제한독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6명(7%)의 환자는 3단계 이상의 CRS를 경험하고, 4명은 3단계의 용혈작용, 피로, 폐렴, 목 종기와 같은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하기도 했다. 병이 진행되거나 재발하는 등의 이유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총 52명이었다. 이 가운데 6명은 5단계의 다기관 기능부전(MOF)으로 사망하고, 4명은 각각 심장마비, 위 천공, 폐 감염, 폐렴으로 사망해 총 10명의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REGN1979이 환자의 체내 항암 효과를 증가시키지만, 이로 인해 높은 면역반응이 나타나 CRS 독성을 증가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리제네론은 개별적으로 적정 용량의 REGN1979를 투여하거나, 면역 활성화를 약화시켜야 하는 약물의 순서를 재배치함으로써 독성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제네론은 이번 달 내에 임상 2상을 개시하고, 지연형 및 공격적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에게 적합한 REGN1979 활성 용량을 평가할 계획이다.
한편, 리제네론은 B 세포 림프종 환자의 치료제로 ‘REGN1979’와 PD-1 면역관문억제제 ‘REGN2810’을 병용하는 임상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