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개발비용을 줄여 치료제의 가격을 낮추려는 목표를 가진 EQRx가 이번에는 AI기반 신약발굴 회사 엑센티아(Exscientia)와 손잡았다. EQRx는 엑센티아와의 협력으로 개발 초기단계의 비용을 줄이고 가능성 높은 신약을 개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QRx는 24일(현지시간) 엑센티아와 신약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두 회사는 암, 면역질환 등 다양한 분야의 저분자화합물 신약을 공동개발하게 된다.
계약에 따라 엑센티아는 AI를 이용한 약물발굴부터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까지의 단계를, EQRx는 임상, 허가 및 상업화 단계를 담당한다. 약물개발 전 과정에 대한 비용은 두 회사가 동일하게 부담하기로 했으며 그 외 계약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EQRx는 이번 협렵으로 기존의 약물개발 방식보다 성공 가능성을 높인 두 회사의 전략을 통해 빠르고 효율적인 신약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렉시스 보리시(Alexis Borisy) EQRx 대표는 “엑센티아는 AI 기반 약물발굴 분야의 리더이며 AI로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 몇가지는 현재 임상 단계중”이라며 “우리는 환자에게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약을 제공하기 위해 효율성과 품질에 집중할 것이며 이번 계약으로 약물개발 초기단계 연구역량을 가속화하고 EQRx의 파이프라인을 지속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류 홉킨스(Andrew Hopkins) 엑센티아 대표는 “EQRx와 엑센티아는 약물개발 방식의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더 좋은 약물을 제공하자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협력으로 환자들에게 더 좋은 약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QRx는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회사다. 2020년 설립됐으며 1년만에 시리즈B 로 5000만달러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알렉시스 대표는 “90년대 당시의 개발된 혁신신약을 사용하기 위해 환자가 지불해야했던 비용은 현재 물가로 1년에 2만달러다. 하지만 지금 개발된 혁신신약의 가격은 20만~40만달러”라며 “신약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1/10 혹은 1/20이라 했지만 이제는 1/3정도다. 실패율은 제약/바이오산업에서 비용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에 이를 줄이는 것은 약의 가격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EQRx의 신약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전략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이었다. 항암제나 면역치료제 등 수요가 큰 분야에서 이미 개발된 약물들과 같은 타깃의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다. 같은 기전을 갖는 만큼 약물 개발의 실패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저렴한 약물을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EQRx는 주로 후기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약물을 사들였다.
EQRx는 한달 전 시스톤 파마슈티컬(CStone Pharmaceuticals)과 공동개발중인 PD-L1 약물 ‘수제말리맙(sugemalimab)’으로 진행한 비소세포폐암 3상에서 1차종결점을 충족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그보다 1주 전에는 한소제약(Hansoh Pharma)과 공동개발중인 3세대 EGFR TKI ‘오모러티닙(aumolertinib)’ 임상 3상에서 PFS를 개선시킨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EQRx는 PD-1 항체, CDK4/6 저해제 등의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지금까지 EQRx가 해왔던 패스트 팔로워 전략과는 다르다. AI 기반으로 약물을 발굴하는 엑센티아와의 파트너십으로 개발 초기단계의 효율을 높여 개발비용을 낮춘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EQRx는 빠른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전략 역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