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치료제가 없던 접합부 수포성 표피박리증(Junctional Epidermolysis Bullosa, JEB)에 대한 첫 치료제가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승인됐다.
이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필수베즈(Filsuvez, birch triterpenes)’는 키에지(Chiesi)가 올해 1월 영국 암릿 파마(Amryt Pharma)를 12억5000만달러에 인수하며 확보한 에셋 중 하나다. 필수베즈는 JEB 또는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Dystrophic Epidermolysis Bullosa, DEB)을 앓고 있는 6개월 이상 소아와 성인에게 사용이 가능하다. 키에지는 올해 6월 유럽에서 JEB와 DEB를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바 있다.
이번 승인으로 필수베즈는 미국 크리스탈 바이오텍(Krystal Biotech)의 유전자치료제인 ‘비주벡(Vyjuvek, beremagene geperpavec)’과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비주벡은 올해 5월 FDA에서 승인받은 유전자치료제로 HSV-1(herpes-simplex virus type1)을 이용해 COL7A1 유전자를 상처부위에 전달하는 연고제(gel)다. 비주벡은 올해 9월까지 860만달러가 팔렸다. 비주벡이 DEB에만 사용이 가능한 반면, 필수베즈는 JEB와 DEB에 모두 사용이 가능한 장점을 가진다.
이탈리아 키에지 그룹(Chiesi Group)의 키에지 희귀질환(Chiesi Global Rare Disease)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필수베즈를 JEB와 DEB 치료제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필수베즈가 임상3상(NCT03068780)에서 치료 시작 후 45일내에 수포성 표피박리층 상처가 완전히 치료된 환자의 비율을 위약 대비 유의미하게 증가시킨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p<0.013).
필수베즈는 자작나무껍질에서 건조추출한 베툴린(betulin) 성분의 연고제로, 표피를 재생하는 역할을 하는 각질세포(keratinocyte)를 상처로 이동시켜 피부세포의 재생을 촉진하는 기전이다. 상처부위를 드레싱할 때 국소적으로 도포하는 방식으로 기존 치료제과 병용해 사용할 수 있다.
수포성 표피박리증(EB)은 만성적 유전성 희귀 피부질환으로 2만명 중 1명의 빈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B 환자는 약한 자극에도 표피와 진피가 분리돼 피부가 찢어져 상처가 나거나 물집이 잡히는 증상을 보이며, 이와함게 심한 통증을 느낀다. 미국에서만 3만명이 EB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진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에게는 진통제나 드레싱 등 증상을 완화시키는 요법이 주로 사용됐다.
자코모 키에지(Giacomo Chiesi) 키에지희귀질환 책임자(head)는 “미충족수요가 높은 희귀질환에 대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해 희귀질환 커뮤니티가 직면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필수베즈의 승인에 도움을 준 환자와 가족, 의료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브렛 코펠란(Brett Kopelan) 데브라오브아메리카(debra of America) 이사는 “첫 접합부 수포성 표피박리증(JEB) 치료제로의 이번 승인은 JEB환자들에게 중요한 성과”라며 “수포성 표피박리증의 가장 뚜렷하고 어려운 증상인 치유가 어려운 개방성 상처에 대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옵션을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브라오브아메리카는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로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한편 키에지는 암릿을 인수하며 필수베즈 외에도 동형접합 가족성고콜레스테롤혈증(HoFH) 치료제 '적스타피드(Juxtapid)', 전신지방이영양증 치료제 '미알렙트(Myalept)', 말단비대증 치료제 '마이캡사(Mycapssa)' 등의 시판약물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