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구민정 기자
티움바이오(TiumBio)는 혈우병 치료제 후보물질 ‘TU7710’의 임상1b상 임상시험계획서(clinical trial application, CTA)를 이탈리아 의약품청(Italian Medicines Agency)과 스페인 의약품의료기기청(Spanish Agency of Medicines and Medical Products)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16일 공시했다. 티움은 지난 3월 해당 CTA를 제출했다.
TU7710은 혈액응고 제7인자(FVIIa) 기반의 재조합단백질로, FVIIa을 트랜스페린(transferrin)에 융합해 반감기를 늘렸다. 트랜스페린이 세포 내외를 이동하며 재사용(recycling)되는 특징을 이용해, FVIIa의 분해를 막고 반감기를 늘렸다.
이번 승인에 따라 티움바이오는 오는 8월부터 이탈리아와 스페인 내 8개 기관에서 혈우병 환자 18명을 모집해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에서는 TU7710을 단회 또는 반복 투여해 TU7710의 안전성, 약동학(PK)/약력학(PD)적 특성을 평가하고, 차기 임상2/3상 진행을 위한 적정용량을 확인할 예정이다.
시판 중인 FVIIa 기반 치료제는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의 ‘노보세븐(NovoSeven)’으로 반감기는 2.3시간이다. 이에 따라 환자들은 출혈 시 지혈까지 2시간 간격으로 노보세븐을 정맥주사(IV)로 투여받는다. 노보세븐은 연간 매출액이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티움바이오의 TU7710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1상 결과 반감기가 10.4~16.6시간으로 나타났다. 노보세븐의 반감기 대비 5~7배 길어져 투여빈도를 줄일 수 있는 장기지속형 치료제로 TU7710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는 “TU7710은 임상1a상 중간결과에서 긴 반감기가 나타났다”며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높여 희귀난치성 질환인 혈우병 환자들을 위한 신약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혈액응고인자가 부족해 지혈이 되지 않는 유전질환이다. 결핍된 특정 혈액응고인자를 투여해 치료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지만, 환자 중 30%는 혈액응고인자에 대한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를 발현해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중화항체를 보유한 환자는 주로 혈액응고 제7인자 기반의 치료제를 투여해 지혈을 유도한다.
한편, 티움바이오의 자회사인 프로티움사이언스(Protium Science)는 TU7710의 공정개발 및 CMC(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s) 데이터를 확보했다. 프로티움사이언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 및 분석(contract development and analysis)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