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순 신테카바이오 사장
알파고가 이세돌과 커제를 이겼을 때 지날 칠 정도로 냉정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꼭 그 냉정함으로만 이길 수 있었던 것일까? 냉정함 외에 알파고 구글딥마인드의 역량을 살펴보자.
이세돌 9단과 경기를 했을 때 알파고는 1.0 버전을 사용했다. 1.0 버전 시스템은 CPU(중앙처리장치) 1202개, GPU(그래픽처리장치) 176개를 장착한 슈퍼컴퓨팅 서버 시스템을 통해 1초에 1000회 이상 시뮬레이션 능력으로 이세돌 9단을 제압했다.
그리고 불과 1년 뒤인 지난 달 알파고는 2.0 버전을 가지고 세계 1위인 중국인 커제 9단와 경기를 치렀다. 2.0 버전 시스템은 CPU 200개에 GPU 없이 4개의 TPU(Tensor Processing Unit, 구글이 만든 딥러닝 전용 CPU)만 장착했다. 컴퓨터 크기를 냉장고 수준으로 줄였을 뿐만 아니라 전기 소비량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한 딥러닝 학습 측면에서 보면 1.0 버전은 GPU 를 이용해서 기존 프로기사들의 기보를 학습해 최적화된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수준이었다면 알파고 2.0은 TPU를 이용한 진정한 인공지능 기계의 역할이었다. 즉 빠른 TPU 장치를 이용해 수많은 경우의 '수'를 스스로 만들어서 '스스로 학습'하는 한층 진화된 인공지능이라고 봐야 할 듯 하다.
신테카바이오 인실리코 센터에서 테스트 한 결과 CPU에 비해 GPU 한 개는 약 100배 이상 학습능력이 빠른 것을 확인했고, 언론에 보도된 바로는 TPU는 GPU에 비해 수십-수백배 이상 더 빠른 학습 연산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알파고 1.0 버전이 프로기사의 기보를 학습하고 '외운후 최적의 수'를 찾았다면, 2.0 버전은 완전히 새로운 '수'를 창작하는 능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구글딥마인드는 TPU라는 신기술이 새로 장착된 결과물을 바탕으로 신 사업을 계획하고, 과거 1.0 버전은 바로 오픈 소스화 해서 누구나 사용 있게 하였다.
이런 구글딥바인드 전략에 저자는 세 가지에 놀랐다. 첫번째는 1년 전에 인간보다 우월하다라고 증명(Proof of Concept)한 GPU용 딥러닝 프로그램(Tensorflow)인 1.0버전은 오픈 소스로 공개해 통한 누구나 사용하게 할 수 있게 한 점이다. 두번째는 기존 반도체 칩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월등한 능력의 인공지능 전용 반도체 칩인 TPU용 딥러닝 프로그램(TensorFlow)은 미공개한 상태로 월등한 경쟁력 가지고 있고, 슈퍼컴퓨팅(Supercomputing) 개념을 완전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이런 인공지능 기술로 정말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데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이 ‘신약개발’ 시장이었다.
신약 개발 시장은 많은 고급 인력이 투입되면서 엄청나게 큰 시장이다. 이 때문에 제대로 자신들의 기술을 통해서 기존 시장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하면서 엄청난 효율을 통해 가장 큰 시장을 가져갈 계획인 것이다. 사실 이미 이 시장을 가져가기 위해 구글딥마인드는 언론을 통해 영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자신들의 기술을 테스트 하고 있는 것 까지 알렸다.
최근 대한민국에도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의 신화가 생기면서 바이오 및 신약개발 시장에 훈풍이 들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5대 산업인 철강,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반도체의 글로벌 시장 크기와 제약산업 하나의 규모가 비슷한 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의 리포트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2016년에 세계 제약회사 시총 50위 안에 드는 쾌거를 이루었다.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셀트리온은 코스닥의 대장주로 시총이 13조원으로 코스닥 절대 1위인데, 글로벌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50위 안에 48등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제약회사 시가총액과 사업 규모는 매우 크다. 이러한 큰 시장을 알파고 구글딥마인드가 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도 TPU의 놀라운 기술력과 1.0 버전의 오픈 소스화는 여유까지 보여주는 알파고의 새로운 사업은 기대가 되면서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 제약바이오 시장에는 앞으로도 많은 미충족된 수요(Unmet Need)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과거 보다 더 많은 대학병원과 바이오 회사들이 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병원의 영상의학 자료들을 딥러닝시켜서 효율적인 검사 결과를 만들려고 하는 시도도 있고, 병원의 의료정보들을 CDW(Clinical Data Warehouse) 시스템을 만들어서 임상적 의미를 더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는 환경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스마트 손목밴드 등을 통해 환자들의 생활 활동 패턴을 좀더 객관적으로 보면서 더 낳은 처방과 치료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정보 공통데이터모델(Common Data Model) 등을 통해 병원들끼리 데이터 소통 환경을 갖추고, 여기에 치매와 같은 환자 들의 활동 등과 같은 라이프로그(Life Log) 데이터, 유전체 빅데이터 및 영상의학 빅데이터 자료들이 접목이 다른 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선진국보다 빠르게 구축이 된다면, 분명 그들이 보지 못하는 미충족된 수요(Unmet Need)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많은 신약 개발부터 의료서비스까지 새로운 아이디어와 산업을 키울 수 있다.
의료정보 공통데이터모델(Common Data Model) 등을 통해 병원들끼리 데이터 소통 환경을 잘 갖추고, 여기에 치매와 같은 환자 들의 활동 등과 같은 라이프로그(Life Log) 데이터, 유전체 빅데이터 및 영상의학 빅데이터 자료들이 접목이 다른 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선진국보다 빠르게 구축이 된다면, 분명 그들이 보지 못하는 미충족된 수요(Unmet Need)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많은 신약 개발부터 의료서비스까지 새로운 아이디어와 산업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정부에서 이러한 여러가지 변화에 병원, 기업 그리고 대학 여러 전문가들과 효율적 소통과 리더십을 통해 표준화 작업을 발 빠르게, 대한민국도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나라로 만들어 바이오제약 산업을 통해 선진국으로 가는 큰 계기가 될 수 있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