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ADC 분야 두 강자인 머사나와 다케다가 공동개발하는 플렉시머(Fleximer) 플랫폼 기반의 ADC치료제 XMT-1522 1상이 안전성 이슈로 부분 중단됐다. 또 하나의 항체-약물접합(ADC, Antibody-Drug Conjugate) 치료제 개발이 안전성 이슈라는 암초에 또다시 부딪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머사나 테라퓨틱스(Mersana therapeutics)는 최근 HER-2 양성의 유방암, 폐암,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XMT-1522 후보물질의 임상 1상을 부분 중단한다고 밝혔다.
임상 진행과정에서 환자가 사망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XMT-1522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부분 중단을 요청했다. 새로운 환자 모집과 등록은 중단되지만 기존에 약을 투여받는 환자들에게는 임상이 계속 진행된다.
머사나는 'Fleximer backbone 플랫폼' 기술을 통해 차세대 ADC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Fleximer polymer는 생체친화적 물질로 약물 용해도가 우수해 약동학적 특징이 좋고 적절한 생체분배가 이뤄지며 면역원성이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링커를 사용해 항체에 결합하는 약물이 15개에 이른 것도 XMT-1522의 특징이다. 머사나는 2016년 다케다와 XMT-1522를 공동개발하고 판권을 나누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바 있다.
이번에 진행된 임상은 2상의 용량 결정과 함께 최대 허용용량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3주마다 1회씩 XMT-1522를 정맥 주사를 통해 적용하는 용량증량적(Dose-escalation) 실험이었다. 지난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행사에서 발표한 중간 연구 결과에서 보고된 부작용은 피로, 메스꺼움, 구토, 빈혈 및 일부 간효소 수치 상승이었다. 이때 발표한 결과는 Level 6까지의 데이터 분석을 통한 것으로 환자 사망은 Level 7에서 발생했다.
머사나는 "환자의 안전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다. 우리는 FDA와 함께 보고된 환자의 사망이 약물과 연관돼 있는지를 조사하고 임상 중단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XMT-1522의 임상은 중단했지만 NaPi2b 발현 종양에 대한 XMT-1536의 임상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임상 중단 발표 이후 머사나의 주가는 16.46달러에서 9.16달러까지 급락했으며 시가총액 3분의 1이 증발했다.
ADC 치료제의 우수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치료제 개발이 더딘 것은 안전성 때문이었다. 항체와 약물 또는 톡신(Toxin)을 연결하는 링커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타깃 조직에 도착하기 전 링커가 분리되면서 발생하는 비표적효과로 인해 환자에게서 독성반응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급성골수성백혈병, 골수이형성증후군을 포함한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진행하던 시애틀제네틱스(Seattle genetics)의 'SGN-CD33A'가 독성 문제로 임상을 중단한데 이어 올해도 ADC 테라퓨틱스가 HER2양성 유방암 대상으로 진행하던 'ADCT-502'의 1상과 애브비(Abbvie)가 Stemcentrx 인수를 통해 확보한 ADC치료제 'SC-007'의 대장암, 위암 적응증의 임상이 안전성을 이유로 중단을 알렸다.
업계 관계자는 "XMT-1522의 경우 항체에 결합하는 약물 개수가 3~4개인 다른 ADC와 달리 15개를 부착하다보니 항체의 물성에 영향을 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왔다"면서 "플렉시머를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DC 치료제를 개발하는 이뮤노메딕스가 시총 5조원에 이르고 HER-2 타깃 ADC 분야의 앞선 파이프라인인 다이치 산쿄의 'DS-8201' 등의 개발이 순조로운 만큼 전체 ADC의 위기로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