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메드팩토가 자체 개발중인 TGF-β 저해제 '백토서팁(TEW-7197)'과 PD-L1 타깃 면역관문억제제 2종을 병용한 임상 1b·2a상 초기 결과를 공개했다. 백토서팁과 면역관문억제제 조합은 기존 항암치료에 실패한 대장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16.7%의 객관적 반응률(ORR)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테라젠이텍스 관계사 메드팩토는 이달 6~10일 열린 미국 ‘SITC 2019(미국 면역항암학회 학술회의)’에 참가해 백토서팁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를 병용투여한 1b·2a상 초기 결과를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메드팩토의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형질전환증식인자 TGF-β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제로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종양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메드팩토는 작년 9월과 10월, 각각 MSD ‘키트루다’ 및 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와의 국내 병용 투여 임상시험 제1b∙2a상을 각각 승인 받아 진행하고 있다.
먼저 백토서팁과 키트루다 병용 임상은 대장암,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 등 5개 의료기관에서 동시에 실시 중이다. 이번 SITC에서는 14명의 진행된 대장암,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초기 결과가 발표됐다.
메드팩토는 이번 임상을 통해 대부분 4차례 이상의 전신 항암치료에 실패하고 더 이상 승인된 치료 기회가 없는 대장암 환자(6명)에게서 1차 및 2차 항암 활성 평가 지표인 ‘RECIST’와 ‘면역 RECIST’ 기준으로 각각 16.7%(PR: 1명)와 33.3%(PR: 2명)의 객관적 반응률(ORR, Overall Response Rate)을 확인했다. 24주까지의 질병통제율은 33.3%로 나타났다.
특히 임상시험에 참여한 대부분의 대장암 환자(5명)는 ‘키트루다’ 단독 요법에서는 효과가 없었던 현미부수체 안정형(MSS)의 유전자형이었다. 키트루다는 전체 대장암의 20% 이하로 추정되는 현미부수체 불안정형(MSI-H) 환자에게만 처방이 가능한 항암제로 승인 받았다.
또한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백토서팁’과의 병용 치료와 더불어 대장암의 종양표지자인 CEA 수치(ng/ml) 감소 추세가 관찰됐는데, 이는 치료가 거듭됨에 따라 환자의 전반적인 종양 부담이 효과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다만 이번 임상의 다른 한축인 진행성 위암 환자(6명) 대상의 병용투여는 1명이 암의 진행이 없는 SD(Stable Disease) 반응을, 나머지는 PD(Progressive disease) 반응을 보였다.
메드팩토는 세브란스병원과 국립암센터에서 백금 기반 치료에 실패한 비소세포성폐암(NSCLC)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백토서팁’과 ‘임핀지’와의 병용 임상 초기 결과도 공개했다.
이번 임상은 기존 면역항암제 단독으로 치료가 쉽지 않았던 종양의 PD-L1 발현이 25% 미만인 평균 연령 66세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16.7%(12명 중 2명)의 객관적 반응률을 확인했다. 또한 5명의 환자는 SD 반응을 보였다. 또한 이번 임상 환자군의 24주 질병조절률(DCR, Disease Control Rate)은 33.3%로 나타났다.
유사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임핀지의 ORR이 2.8%, 24주 DCR 12.8%와 비교하면 고무적인 결과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메드팩토는 앞으로 종양의 PD-L1 발현이 1%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도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결과와 관련해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는 “2건의 임상에서 객관적 반응률과 질병조절률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종양의 크기도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는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고무적 성과가 나타났다”며 "백토서팁이 기존 면역항암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메드팩토는 이번에 발표한 임상시험을 포함해 국내와 미국 등에서 총 9건(단독 3건, 병용 6건)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신규 적응증을 목표로 하는 추가 신약후보물질 2종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드팩토는 지난 7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연내 코스닥 상장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