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11일(현지시간) 당뇨, 비만치료제로 사용중인 GLP-1 계열 약물과 자살충동(suicidal thoughts or actions)과의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한 예비분석(preliminary evaluation)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수개월에 걸쳐 부작용보고시스템(FDA 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 FAERS)에 접수된 자살충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FDA는 “제공된 정보가 제한적이었으며, 다른 잠재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GLP-1 약물과 자살충동과의 명확한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또 대규모 임상연구와 관찰연구(observational study) 데이터를 검토했을 때도 GLP-1 약물과 자살충동 사이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FDA는 GLP-1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과 대조군 모두에서 소수의 자살충동이 관찰됐으므로, 작은 위험(small risk)을 완전히 배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FDA는 추가분석을 진행해 향후 최종분석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발표 일정에 대해서는 공개하지않았다. FDA는 모든 GLP-1 약물에 대한 임상연구의 메타분석(meta-analysis)과 센티넬 시스템(Sentinel System)을 통한 시판후 데이터(postmarketing data)를 추가로 분석하고 있다.
메타분석은 임상결과를 대규모로 결합(combine)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센티넬 시스템은 FDA의 규제제품에 대해 안전성 문제를 조사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건강보험청구와 환자 건강기록 정보를 포함하는 대규모 데이터(Data network)다.
지난 5일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약물남용연구소(NIDA)와 케이스 웨스턴리저브대(CWRU) 연구진이 GLP-1 작용제(agonist)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의 자살충동 위험성이 비GLP-1 작용제와 비교해 낮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게재했다(doi: s41591-023-02672-2). 미국 전자 건강기록 네트워크인 TriNetX의 리얼월드 데이터(RWD)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다.
FDA는 “환자는 의료진과 상담전에 GLP-1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되며, 의료전문가는 GLP-1과 관련된 자살충동, 행동사례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의약품청(EMA)은 GLP-1과 자살충동 위험성에 대한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으며, 오는 4월까지 최종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